관련 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우리은행이 부동산 대출을 한시 중단하기로 했다. 일부 은행에서 올해 계획된 대출규모(전세금대출)가 일찍 소진되었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연간 5∼6% 수준으로 책정하고, 이를 초과한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7조8076억원으로 4월 말보다 3조547억원 줄었다. 전월 대비 가계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은 줄어들었다. 지난 5월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4912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3조7366억원 감소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주담대 잔액은 485조1082억원으로 한달전보다 1조2344억원 늘어났다. 전세대출은 2∼4월 석달 연속 2조원대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전세대출’의 부작용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갭투자’를 유발하는 주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해서다. 그동안 전세대출은 연소득 이내로 한도관리에 들어간 신용대출의 대안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다 보니 전세대출은 현금 있는 무주택자도 쉽게 받아 쓸 수 있는 대출이 된 상황이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액이 적은 집을 고른 뒤, 해당 집의 전세 세입자를 구해 해당 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적을수록 투자에 들어가는 자본이 적어진다. 예컨대 집 구매자가 3억원으로 아파트를 구하려 할 경우, 해당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이 2억4000만원이라면 구매자는 그 아파트에 들어가 살 전세 세입자를 먼저 구해 그 돈을 받고 나머지 6000만원만 사비로 충당하면 되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갭투자자는 전세금을 올려 부족한 매입자금을 충당하고 세입자는 전세대출을 받아 의도치 않게, 혹은 어쩔 수 없이 갭투자를 돕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갭투자를 한 주택 구매자가 전세보증금을 올릴 경우 부동산 가격이 상승을 야기하기도 했다.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등 3곳에서 전세보증금의 90%가량을 보증해 주면, 은행은 리스크 없이 전세대출을 해준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대출을 막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며 “실제 전세자금이 마련해서 대출을 이용하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충분히 자기자산이 있는 사람이 대출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를 하기도 한다. 이를 분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갭투자와 전세대출과의 상관성에 대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세대출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 측면에서 좋은 역할을 수행하고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갭투자에 활용되는 금액 마련을 위해 빚을 내는 사람이 집 구매자가 아니라 세입자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전세대출 중단 사태만으로도 실수요자들의 당황과 분노를 볼 수 있다. 잔금일이 오는 10월인 마포구 거주 A씨는 “대출상담을 받기 위해 9월 초에 은행을 방문하려 했다”면서 “그런데 대출이 중단됐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계약금을 날릴 수도 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갭투자에 대해 잘 생각해봐야 한다. 시장경제에서 바로 실입주하는 것이 아니면서 세입자가 있는 상태로 집을 사는 것도 갭투자라고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갭투자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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