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존재감 뛰어넘는 신선함, ‘구경이’ [볼까말까]

이영애 존재감 뛰어넘는 신선함, ‘구경이’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1-11-01 18:37:12
JTBC ‘구경이’ 제공.
[쿠키뉴스] 김예슬 기자 = 신선하다. 도통 종잡을 수 없다. 예측 불가한 화면 전환과 독특한 전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배우 이영애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JTBC 새 드라마 ‘구경이’를 보다 보면, 이영애가 아닌 작품 자체가 눈에 들어온다.

‘구경이’는 은둔형 외톨이가 된 전직 경찰 구경이(이영애)가 연쇄살인마를 쫓는 과정을 그린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다. 1회에는 폐인처럼 살아가는 구경이가 사건 의뢰를 받고 실력 행사에 나서는 모습이, 2회에는 석연치 않은 정황을 확인한 구경이가 용국장(김해숙)과 힘을 합쳐 살인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기 시작하는 내용이 담겼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보이던 케이(김혜준)가 연쇄살인마란 사실이 1회부터 공개되며 전개에 속도가 났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이를 살리는 배우들의 연기가 볼거리다. 기름진 머리와 무기력한 얼굴의 구경이로 변신한 이영애 연기가 눈에 띈다. 장난기 어린 얼굴로 살인을 저지르고 태연하게 미소짓는 김혜준 역시 돋보인다. 악동 같은 웃음에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용국장을 연기하는 김해숙의 카리스마는 신뢰할 만하다. 이들의 연기 대결은 볼 만하다. 
JTBC 새 토일드라마 ‘구경이’ 방송화면.

배우들을 아우르는 세련된 연출은 ‘구경이’의 핵심이다. 방송 첫 주부터 눈에 띄는 연출 지점이 여럿 나왔다. 구경이가 사건 현장을 추리하는 장면은 연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화면 전환으로 눈길을 끈다. 음악도 인상적이다. 감각적인 OST 활용이 극의 멋을 배가시킨다. JTBC ‘SKY캐슬’과 OCN ‘왓챠’로 호평을 받았던 음악감독 김태성의 작품이다. 신예 작가가 써 내려간 독특한 대본은 빠른 전개로 드라마에 흡입력을 더한다. 스릴러이나 유쾌함이 느껴지고, 긴장되는 장면에서도 묘하게 밝다.

들뜬 분위기는 아니다. 밸런스가 잘 잡혔다. 잔혹한 내용에도 심각하지 않게 흘러가는 흔치 않은 드라마다. 신선함은 여기서 나온다. 작가, 감독, 배우 모두의 역량이 저마다 자리에서 맹활약하면서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간만에 볼 만한 작품이 나왔다. 1, 2회 시청률은 각각 2.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집계됐다.

■ 볼까

멋스러운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만듦새가 좋다. 보는 재미와 듣는 맛이 쏠쏠하다. 빠른 속도감을 원하는 시청자에게도 권한다.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활약하는 드라마를 찾던 시청자에게도 ‘구경이’는 좋은 선택이다. 

■ 말까

평범하지 않은 작품이다. 연쇄살인마를 찾는 추적 수사극이지만, 분위기가 무겁지 않다. 묵직한 장르물을 기대하는 시청자에겐 권하지 않는다.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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