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첫 일요일, 고궁은 단풍객으로 북적
-만추의 풍광 자랑하는창덕궁과 창경궁
-절정 이룬 가을색 향연에 시민들 감탄
-30년 만의 가장 따뜻한 입동, 8일부터는 추워져 11월의 첫 일요일인 7일, 서울의 궁궐은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이 절정을 맞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체계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된 이후 첫 번째 휴일인 이날 막바지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한 시민들로 도심 궁궐은 하루 종일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창덕궁은 만추의 풍경을 찾아 이른아침부터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왕실의 정원인 창덕궁 후원에 가을색이 완연하다. 비원(祕苑‧ Secret Garden)으로도 불리는 후원의 숲에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창덕궁 후원은 서울의 고궁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자랑한다.가족과 함께 창덕궁 후원을 찾은 김민수(42· 성북구)씨는 “멀리 아이들과 단풍여행 떠나기가 주저되어 창덕궁을 찾았는데 집 가까운 곳에 이렇게 멋진 단풍이 있다니 놀랍다”라며, “특히 가족과 함께 도심의 궁궐에서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역사 교육도 함께하니 1석 2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민은 누구나 왕의 정원을 소유하고 있다. 특별한 나들이 계획이 없어도 파란하늘이 펼쳐진 날이면 왕궁에 행차하여 왕의 품격으로 단풍 구경도 하고 역사 탐방도 즐길 수 있다.
창경궁 역시 창덕궁 못지 않게 많은 단풍객들로 붐볐다. 시민들이 낙엽이 가득한 사이 사이에 놓인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거나 가을 햇살에 반짝이는 빨갛고 노란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창경궁 춘당지에서 만난 이미란(57· 용산구)씨는 “코로나 19가 이어지면서 실내에만 있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 위드 코로나를 맞아 아름다운 궁궐에서 단풍 구경에 푹 빠지니 세상의 어떤 왕도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11월 초 절정에 이룬 4대궁의 가을 단풍은 11월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최적 장소로 창덕궁 후원과 창경궁 춘당지 주변 그리고 덕수궁 담길(대한문~중화문), 3년에 걸친 복원을 마친 경복궁 향원정 주변”을 꼽았다.한편, 7일은 겨울의 첫 절기 입동이지만 절기가 무색하게 서울기온이 21도까지 오르는 등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기상청이 월요일부터는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강풍과 함께 기온도 뚝 떨어질 것이라는 예보 탓인지 고궁을 비롯 단풍 명소에는 마지막 가을 풍경에 인생 샷을 남기려는 가족과 연인 등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