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은 소화관 전체(입~항문)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는데, 유전적 요인, 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련된 것으로 여겨진다.
크론병은 초기 증상이 심하지 않은데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서 발병 후 진단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복통과 설사가 가장 흔하다. 식욕감소, 피로감, 체중감소 등의 전신 증상을 보일 수 있다. 항문 주위 병변도 흔한데, 단순 치질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은 깊은 궤양으로 인해 장 폐색 등 수술이 필요한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크론병 환자는 2016년 1만9332명에서 2020년 2만5532명으로 6200명이 증가했다. 환자수가 연평균 7.2%씩 증가한 셈인데, 이 기간 동안 남성 환자는 1만2869명에서 1만7269명으로, 여성 환자는 6463명에서 8263명으로 늘었다. 환자수가 꾸준히 늘면서 인구 10만명당 환자수도 2016년 38.1명에서 지난해 49.7명으로 많아졌다.
지난해 크론병으로 진료 받은 환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녀 모두 20대가 가장 많다. 전체 진료인원(2만5532명)의 30.4%에 해당하는 7759명이 20대 환자였다. 20대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112.5명꼴로 진료를 받았다.
20대 환자가 가장 많은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조용석 교수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육류·패스트푸드 섭취가 증가하는 것이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질병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검사 인프라가 좋아지면서 조기 진단율이 올라간 것도 젊은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크론병은 대장내시경검사와 복부 CT 검사를 바탕으로 진단을 한다. 염증이 소장을 침범한 경우에는 소장 조영술이나 캡슐내시경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크론병으로 진단된 환자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 혈액 검사, 대변 검사 등을 하고, 질병의 중증도에 맞춰 적절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약물섭취가 기본이다. 염증 반응을 가라앉히고 손상된 조직을 치유하기 위해 항 염증제인 메살라진 제제,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면역억제제 등이 사용된다. 이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환자에게는 주사 치료제(생물학제제)를 쓴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적 치료도 이뤄진다.
조용석 교수는 “크론병은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치루 등 항문 주위 합병증이 흔히 발생하며, 장 천공, 복강내 농양, 누공, 출혈, 폐색 등이 발생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면서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질환을 이해하고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