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예방 용도로 쓰이는 항체치료제가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8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AZ)의 장기지속형 항체치료제 ‘이부실드(Evusheld, 성분명 틱사게비맙/실가비맙)’를 코로나19 노출 전 예방 용도로 긴급사용승인 했다.
FDA는 이부실드를 기저질환이나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인해 중등도-중증의 면역 저하가 있으며 코로나 백신 접종에도 면역력이 적절한 수준에 이르지 못할 수 있는 성인 및 청소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권장되지 않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노출 전 예방을 위해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2개의 장기지속형 단클론항체를 조합해 만든 이부실드는 미국에서 코로나 예방을 위해 승인된 유일한 항체치료제이며, 근육에 투여하는 유일한 코로나19 항체(틱사게비맙 150㎎, 실가비맙 150㎎)다.
FDA의 긴급사용승인 근거가 된 3상 임상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부실드를 투여한 사람의 코로나19 발병 위험은 위약군 대비 83% 감소했다. 예방효과는 1회 투여만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 이부실드 접종 대상자는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으며, 최근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없어야 한다.
이부실드 임상시험의 연구책임자이자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 소아과 교수인 마이런 레빈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권장량의 백신 접종을 완료한 후에도 면역 반응이 충분하지 못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장기적인 보호 효과로 사람들이 일상을 되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부실드를 손쉽게 투여할 수 있는 새로운 옵션으로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오의약품 R&D 총괄 메네 팡갈로스 부사장은 “이부실드는 현재까지 알려진 기존의 모든 SARs-CoV-2 변이를 무력화했으며,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도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부실드’가 백신 접종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의 대안으로 떠오르자 구매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70만회분을 선구매했고, 프랑스, 싱가포르 등도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구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도 이부실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허가 내용, 긴급사용승인 내용에 대한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좀 더 확인해 보고 도입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9일 밝혔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