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MAMA’, 좋아요 혹은 싫어요

‘2021 MAMA’, 좋아요 혹은 싫어요

기사승인 2021-12-12 07:00:01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Mnet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가 11일 경기 파주 CJ ENM 스튜디오 센터에서 무사히 막을 내렸다. 이번 ‘MAMA’는 대형 스타들의 부재로 예년보다 조용하게 치러졌지만, 그렇다고 인상적인 순간마저 없었던 건 아니다. 올해 ‘MAMA’가 무엇을 잘했고 잘못했는지 ‘좋아요’와 ‘싫어요’로 돌아본다. 

‘201 MAMA’ 호스트로 나선 가수 이효리.   Mnet 제공.

좋아요> 처음으로 여성 호스트가 이끌다


가수 이효리가 ‘MAMA’ 첫 여성 호스트로 낙점돼 시상식을 이끌었다. 2012년 호스트 진행 체제를 도입한 ‘MAMA’는 지난해까지 배우 송중기·박보검·이병헌·가수 싸이 등 남성 스타에게만 시상식 진행을 맡겨왔다. 제작진은 이효리가 다름을 존중하고 편견을 깨는 새로움을 보여줄 최적의 인물이라고 판단해 호스트로 위촉했다고 한다. 이효리는 “오랫동안 활동을 쉬었는데도 저를 찾아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싫어요> 성비가 여전히 불균형하다

올해 ‘MAMA’에서 단독 무대를 꾸민 남성 가수는 NCT, 스트레이 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열 팀 이상이었던 반면, 여성 가수는 브레이브 걸스, 있지, 에스파 세 팀뿐이었다. 이효리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 출연진이 꾸민 무대를 포함하더라도 여성 아티스트들에게 할애된 무대 시간은 총 32분 남짓으로, 남성 아티스트들보다 1시간가량 적었다. ‘던 던 댄스’(오마이걸), ‘알콜-프리’(트와이스), ‘셀러브리티’(아이유), ‘ASAP’(스테이씨) 등 여성 가수들의 노래가 히트했던 상황과는 대비되는 분위기다.

‘201 MAMA’ 전경.   Mnet 제공.

좋아요> 2년 만에 대면 행사를 열다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객으로 열렸던 ‘MAMA’는 올해 대면 행사로 전환됐다. 관객 수는 500명 미만으로 제한됐으며, 사전 PCR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확인된 관객만 입장할 수 있었다. 제작진은 관객들에게 함성을 자제시키는 대신, 사전 녹음한 응원 소리를 송출했다. 신인 가수들에게도 대면 행사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신인상을 수상한 에스파 멤버 카리나는 “팬들 앞에서 상 받기는 처음”이라며 신기해했다.

싫어요> 한국어가 사라지다

‘MAMA’는 글로벌 시상식을 지향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가겠다며 올해를 글로벌 도약 원년으로 삼았다. 그래서인지 시상식에서 영어가 남발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어만 남발됐다. 수상자를 소개하는 자막엔 한국어와 영어가 모두 쓰인 반면, 시상자 소개와 수상 후보 소개는 오직 영어로만 전달됐다. 언어를 바꾼다고 ‘로컬’이 ‘글로벌’로 바뀔까. 수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진 않는다.

합동 무대를 꾸민 이효리와 ‘스우파’ 리더들.   Mnet 제공.

좋아요> ‘스우파’와 이효리가 함께하다


‘MAMA’를 ‘꿈의 무대’로 치켜세우는 Mnet의 자아도취는 많은 순간 민망함을 안기는 데 그쳤지만, 올해는 달랐다. ‘스우파’ 출연진과 이효리가 함께한 ‘두 더 댄스’(Do the dance) 무대는 시청각적 즐거움뿐 아니라 ‘우먼파워’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고취시켰다. “인형 같대. 마네킹 같대. (중략) 나는 반대. 우린 살아 움직여”라는 가사는 무대 위 여성 아티스트들의 분투와 어우러져 더욱 생생한 이야기가 된다. 노래는 이효리와 작곡가 심은지가 함께 만들었고, ‘스우파’ 우승팀 홀리뱅의 리더 허니제이가 안무를 짰다.

싫어요> 수상자를 잘못 소개하다

올해 ‘베스트 아시안 아티스트’ 만다린(중국) 부문을 수상한 3인조 밴드 어큐즈파이브는 대만에서 결성해 활동하는 팀이다. 하지만 ‘MAMA’ 제작진은 이 팀을 소개하면서 “홍콩의 남녀 혼성밴드”라는 자막을 썼다. 틀린 설명이다. ‘MAMA’가 아시아 음악 부문을 개설해 시상한 지 벌써 11년째인데, ‘아시안 아티스트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에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점점 더 의심스럽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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