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시장은 사상 초유의 사건사고들로 요동쳤다. 코스피가 ‘삼천피(3000+코스피)’를, 코스닥이 ‘천스닥(1000+코스닥)’을 달성했고,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어들이 대거 입성했다. 공매도 장기 금지가 부분적으로 풀리고, 반도체 충격에 증시가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쿠키뉴스가 올 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있었던 주요 뉴스를 뽑아 정리했다.
코스피 3000, 코스닥 1000 돌파
지난 1월 7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21.68을 달성하며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007년 2000선을 달성한 이후 약 13년5개월만의 일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처음 발표된 지난 1980년 1월4일 기준으로는 41년만에 3000선을 달성했다.
코스닥도 20년만에 1000선을 회복했다. 지난 1월26일 장중 1000선을 넘어선 이후, 지난 4월12일 종가 기준 1000.65를 기록했다. 코스닥이 종가 기준 1000선을 돌파했던 것은 지난 2000년 9월14일 1020.7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000년대 코스닥은 초 IT버블로 주식시장에 광풍이 불며 현재의 코스피와 비슷한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IT버블 붕괴와 함께 폭락한 이후 코스닥 소외 현상이 장기화됐다.
공모 광풍, 대어 줄상장
올해 공모시장은 역대급 대형주들이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열풍이 지속됐다. 지난 13일까지 코스피시장 기업공개(IPO) 공모금액은 16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종목들을 합하면 17조원을 넘길 전망이다.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대형 종목들의 상장이 이어졌다. 역대 공모 금액 상위 10개사 기록이 연달아 경신됐다. 역대 최다 공모금액을 기록한 종목은 지난 2010년 삼성생명(4조8881억원)이다. 지난 8월 상장한 크래프톤(4조3098억원)이 삼성생명의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가 4위, SKIET(2조2459억원) 6위,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8위,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7억원)이 10위에 올라섰다.
공매도, 1년 2개월만에 부분 재개
지난 5월3일. 지난해 3월16일부터 1년 2개월간 유지됐던 공매도 금지 조치가 풀렸다. 다만 금융당국은 전면재개가 아닌 대형주 위주로만 공매도를 허용하는 부분재개를 택했다. 공매도 금지가 풀린 종목은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을 구성하는 대형주다. 대형주 외에 2037개 종목에 대해서는 금지조치가 유지되고 있다.
부분재개 조치는 아직 지속되고 있다. 최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재개 시점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MSCI 선진지수 편입 등을 위해 (전면 재개는)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며 “다만 공매도 재개와 금지 등 두 가지 방향에서의 효과,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한다. 추후 공매도 재개 방법, 시기 등은 앞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겨울? 봄? 업종 전망 들쭉날쭉…반도체 대장주 흔들
‘반도체 겨울이 오고 있다’
지난 8월 국내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던 보고서 제목이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당시 반도체 업종이 고점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메모리 초과공급에 따라 하반기부터 업황이 가라앉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D램 가격 추락을 전망하는 부정적인 시장분석도 쏟아지면서 한동안 반도체 겨울론에 힘이 실렸다.
우려가 깊어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반도체 종목들을 줄줄이 던지기 시작했다. 특히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매도가 집중됐다. 같은 달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팔아치운 대금만 6조원을 넘겼다. 상반기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기대감으로 각각 8만원대, 15만원대를 넘나들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맥없이 추락했다. 삼성전자는 6만원대까지, SK하이닉스는 9만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서서히 반전되는 양상이다. 반도체 겨울이 예상보다 길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반도체 업황 변동성이 줄어들고,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다시 떠오른 과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문제가 국내증시에서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1월 초, 지수 편입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글로벌 시장에 밝히면서다. 홍 장관은 기재부 간부들에게 연말까지 MSCI 지수 편입 추진 방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다. 편입 추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라 관심을 받자 대선 주자의 공약에 포함되기도 했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만든 것으로, 미국계 펀드의 95%가 따를 만큼 중요한 기준이다. 해당 지수 편입 여부가 외국계 자금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증시는 지난 2008년 이후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서 떨어지기를 반복해왔다.
정부가 다시 추진 의사를 밝혔으나, 단기간에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한 승격 후보군에 먼저 올라야 하는 점, 외환시장을 완전 개바앻야 하는 점, 외국인 투자자 등록 제도를 간소화하고 공매도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점 등이 넘어야할 문제로 꼽힌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