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내년 1월부터 3월까지 적용되는 2022년 1분기 최종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0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연료비 조정단가를 올해 4분기 수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한전 적자 상황 등을 감안해 전기요금이 인상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민 부담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국제 연료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영향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할 요인이 발생했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국민생활 안정을 도모할 필요성을 감안해 요금 유보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정부로부터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 당 29.1원이다.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벙커씨(BC)유 등의 가격 급등으로 기준연료비(2019년 12월~2020년 11월, 289.07원/kg) 대비 실적연료비가 178.05원/kg 상승한 영향이다.
이에 한전은 분기별 조정폭을 적용해 3월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했으나 정부는 '유보'를 결정하면서 동결됐다. 동결·인상 여부는 물가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협의해 최종 결정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연료 가격 변동분을 분기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3개월마다 최대 ㎾h당 5원 범위에서, 1회당 3원까지 전기요금을 조정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8년만에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h당 3.0원 올렸으나 1분기 연료비 연동제 도입으로 ㎾h 당 3.0원을 내렸다. 내렸던 요금을 다시 올린 셈이라 인상폭은 없었다.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에 제동을 걸면서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 무용론을 비롯해 실적 부담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2021~2025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올해 영업손실 규모를 4조3845억원으로 예상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