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탄소배출권’…개미, 어떻게 투자할까

돈 되는 ‘탄소배출권’…개미, 어떻게 투자할까

기사승인 2021-12-23 06:13:01
그래픽= 이해영 디자이너

탄소배출권 거래에 투자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후변화 위기감 속에 탄소배출 감축이 세계적인 흐름이 되면서 관련 시장과 투자상품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다. 탄소배출권 구매와 배출한도 문제가 상장사들의 경쟁력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시장의 뜨거운 감자 ‘탄소배출권’…성장하는 시장, 커지는 판돈

기후변화 대응이 이제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는 공감대가 세계 각국에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지난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8년 만에 기후과학 관련 보고서를 냈다. 해당 보고서에는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10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담겼다. 오는 2040년 안에 가장 낮은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1.5도 지구온난화에 도달한다는 것. 이는 1.5도 지구온난화 도달 시점을 2030~2052년이라고 제시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2018)와 비교해 9~12년(2021~2040년) 빨라진 것이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간이 초래한 명백한 재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해빙 및 눈덮임, 빙하 감소, 해양산성화 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잦은 폭염과도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주요 대응 방안 중 하나는 탄소중립이다. 고강도 온실가스 감축을 이뤄낼 경우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 탄소배출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배경이다. 탄소배출권이란 지구온난화를 유발하고, 더욱 심화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회사들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에 따라 매년 배출할 수 있는 한도를 받는다. 한해 한도보다 배출권이 남거나 부족하면 시장에서 매매한다.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지고, 활성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탄소배출권 시장 거래대금은 지난해 기준 260조원이 넘는다. 국내 시장 거래대금은 아직까지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17일까지 배출권 시장 거래대금은 5600억원대를 기록했다. 이달부터 거래가능 금융사도 대폭 늘어 유동성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다. 기존에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는 650여개 할당업체와 시장조성자 5곳(산업은행, 기업은행, SK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만 가능했지만, 지난 20일부터는 배출권 거래가 가능한 증권사가 17곳이 더 추가됐다.


탄소배출권, 개미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일반 투자자들은 탄소배출권에 직접 투자하기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탄소배출권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또는 탄소배출권을 확보해 판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선택지가 있다. 탄소배출권 관련 국내 투자상품 중에서는 탄소배출권 ETF 4종, ETN 4종이 있다. 해외 배출권 가격 흐름을 추종하는 형태로 구성된 상품들이다.

ETF 중에서는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 등이 있다. 4개 상품은 지난 9월30일 상장이래 15~18% 안팎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ETN중에는 메리츠 S&P 유럽탄소배출권선물(H), TRUE S&P 유럽탄소배출권선물, 미래에셋 S&P 유럽탄소배출권선물, 메리츠 S&P 유럽탄소배출권선물 등이 지난 11월8일 상장 이후 모두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기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경우 탄소배출권 판매로도 수익을 내고 있다. 연초 이후 중국에서 판매한 탄소배출권 수익으로만 45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기도 했다.

이외에 자신이 투자한 기업이 탄소배출 문제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지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탄소배출이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이나 정유 화학 등이 대표적이다.

KB증권 김준섭 연구위원은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의 경우 배출권 구매 비용이 크게 증가하거나, 배출 한도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반대로 탄소배출 관련 경쟁력이 있는 기업은 마진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