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상원 인준 청문회 발언에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83.35포인트(0.51%) 오른 3만6252.22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42.75포인트(0.92%) 뛴 4713.04를 기록했고, 나스닥은 210.62포인트(1.41%) 오른 1만5153.45로 집계돼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파월 연준 의장의 청문회 내용에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수 차례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라며 상반기 금리 인상에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QT)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개시할 수 있음을 밝혀 양적 긴축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됐다. 골그만삭스는 오는 7월부터 양적 긴축을 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파월 의장이 이보다 더 천천히 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는 지나치게 급격한 긴축은 지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TD아메리카트레이드의 션 크루즈 거래전략부 선임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을 통해 "연준이 고용을 포함한 다른 모든 것보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걸 우선하지 않을 것이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투자자들이 안심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처음에 투자자들은 연준이 경기회복 속도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파월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다른 영향들을 무시하고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려고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해 초 오름세를 보였던 채권 수익률이 하락 전환되면서 투자 심리 회복에 도움이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 1.77%에서 1.75%로 떨어졌다.
국채 금리의 안정적 흐름에 대형 기술주는 상승폭을 키웠다. 아마존과 애플 주가는 각각 2.40%, 1.68%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1.52% 올랐다.
바이오테크 기업 일루미나는 유전체 시퀀싱 회사가 컨센서스를 웃도는 올해 매출 전망을 발표한 후 16.98% 올랐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으면서 엑손모빌 주가는 4.21%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2.99달러(3.82%) 급등한 배럴당 81.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CNBC, 로이터 등 외신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음날 발표되는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이번주 후반 예정된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쏠렸다고 보도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