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022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전반기 일정이 마무리됐다. 국내 최고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MVP도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최근 몇 시즌간 독보적인 후보가 나왔던 것과 달리 올 시즌은 경쟁자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면서 표심도 나눠지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KBL MVP 후보들을 정리해봤다.
양홍석(수원 KT)
32경기 평균 13.3점 6.9리바운드 3.4어시스트
올 시즌 만개했다는 평가를 듣는 양홍석이다. 1라운드 초반 허훈이 부상으로 결장했을 때 기복 있는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2라운드부턴 팀의 주축 선수로 발돋움했다. 2라운드 9경기에 모두 출장해 평균 13.2점 7.4리바운드를 기록, 라운드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현재 팀의 1옵션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이전 시즌은 공격을 마무리하는 데 스타일이 국한됐다면, 올 시즌에는 투맨 게임이나 리딩 등 직접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무리한 공격도 사라지고 간결한 플레이로 KT의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리바운드와 3점슛이다. 현재 평균 6.9개의 리바운드를 올리며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 이전까지 좋지 않았던 3점슛은 성공률을 39.9%(전체 3위)까지 끌어올리며 정확도를 높였다. 전반기 막바지까지 40%대 확률을 유지했다가 마지막 2경기에서 떨어진 수치다.
임팩트도 충분하다. 지난 5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37분29초를 뛰며 양 팀에서 가장 많은 28득점에 14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3개 부분에서 10개 이상 기록)을 작성했다. 올 시즌 국내 선수 중 첫 번째 트리플더블 기록이다.
김선형(서울 SK)
32경기 평균 13.3점 2.6리바운드 5.8어시스트
전반기를 1위로 마친 SK에는 최준용, 안영준, 자밀 워니 등 국내외 선수들을 막론하고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김선형은 이들의 뒤를 받쳐주는 동시에 해결사 능력까지 겸비한 SK의 핵심 선수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꾸준함이다. 한국 나이로 35세인 김선형은 3, 4쿼터가 돼도 지치지 않고 더 빛난다. 뛰는 시간도 늘었다. 최근 5시즌 중 29분55초로 가장 많은 평균 출전 시간을 가져가는 중이다. 부상 없이 정규리그 32경기에 전부 출전했다.
화려한 플레이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플레이에도 능하다. 현재 경기당 평균 5.8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리그 전체 2위에 올라있다. 해당 기록은 2016~2017시즌(6.0개)에 이어 단일 시즌 2위 기록이다. 2016~2017시즌 이후 줄어들던 도움 수치가 올해는 상승곡선이다.
최근에는 클러치 능력까지 불을 뿜고 있다. 지난 5일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29득점 8어시스트를 올렸는데, 4쿼터에만 15점을 몰아쳤다. 경기 종료 1.4초를 남겨두고 플로터로 위닝샷을 성공하면서 역전승에 이바지했다. 지난 9일 안양 KGC전에서는 추격 과정에서 덩크슛을 성공,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29점차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변준형(안양 KGC)
31경기 평균 14.4점 2.3리바운드 5.8어시스트
포인트가드로 포지션 변환을 성공적으로 마친 변준형이다. 지난 시즌 평균 11.0리바운드 2.3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변준형은 올 시즌 일취월장했다.
지난 시즌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어시스트 능력이다. 전 시즌에 비해 평균 어시스트 개수가 2개나 늘었다. 평균 출전 시간도 33분06초로 전 시즌(25분41초)에 비해 크게 늘었다. 시즌 전 창원 LG로 떠난 이재도의 빈자리를 완벽히 메웠다는 평이다. 3라운드에서 9경기를 뛰며 평균 15.7점 7.4어시스트로 맹활약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라운드 MVP 수상에도 성공했다.
그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불리던 3점슛도 개선됐다. 경기당 평균 5.7개의 3점슛을 시도해 2개를 성공하고 있다. 성공률은 34.7%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수치다. 몰아치기 능력에 있어선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다. 지난 13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대결에선 3점슛 6개를 몰아 넣으며 팀의 19점차 역전승을 이끌어낸 일등 공신이었다.
이제 프로 4년차지만 MVP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가 따른다. 변준형은 “기록적인 면으로 봤을 때는 (컨디션이나 기량이) 올라왔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이번 시즌 포인트 가드를 처음 하다 보니 어색하고 힘든 게 있다. 감독님이, 동료들이, 또 내가 이야기하고 요구하는 게 다르다”라고 겸손한 답변을 내놨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