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점검, 어떻게 하나?
1) 1단계 : 활동 나열하기
자신의 학생부를 꼼꼼히 읽어가며 항목별로 괜찮은 활동들을 나열해보자. 여기서 어렵겠지만 ‘괜찮은’ 활동을 선별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으로 쓰인 듯한 내용의 활동은 좋은 활동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학급 반장으로 간부수련회에 참여한 내용이 기재되었다고 하자. “간부수련회에 참가하여 리더로서의 소통 방법과 능동적인 자세, 협력과 화합의 공통체 의식을 배우고 이를 기반으로 학교발전에 기여하고 바람직한 리더와 민주시민이 될 것을 다짐함.”이라는 내용은 참가자 누구에게나 쓰일 수 있는 글이기 때문에 차별화되지 못한다. 단지 ‘간부수련회에 참여했다’는 경험만 확인될 뿐, 수련회에서 어떤 구체적인 활동을 했고, 그것을 통해 어떤 성장을 이루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학생부에 적힌 내용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학생부가 우수하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단순한 활동의 나열이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는 내용이 충분한지 면밀히 검토하여 좋은 활동들을 선별하도록 하자.
2) 2단계 : 범주화하기
학생부를 검토하며 비교적 의미 있는 활동들을 추렸다면 이젠 이 활동들을 ‘학업역량 및 노력을 보여주는 활동’, ‘진로와 관련된 활동(전공적합성)’, ‘인성을 보여주는 활동’, ‘발전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활동’ 등으로 범주화하여 구분해 보자. 어떤 활동은 학업역량과 전공적합성을 동시에 보여줄 수도 있다. 그런 경우 두 개의 카테고리에 모두 포함시키면 된다.
범주화하는 이유는 그간의 활동들이 적절한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하기 위해서이다. 전공과 관련된 활동은 꾸준히 했지만 지적 호기심이나 주도적인 학습태도를 보인 경험이 부족하거나, 개인으로서는 성실히 임했지만 공동체에서의 소통이나 협력, 배려 등을 실천한 경험은 학생부에 잘 나타나지 않거나 하는 경우 남은 기간에 이를 보충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활동 중 전공적합성이나 탐구역량이 높은 활동이 있다면 내용을 조금 더 심화하여 3학년 때에도 이어갈 수 있으면 좋다.
목표로 하는 대학이 구체적이라면 해당 대학의 전형 특성이나 인재상에 맞추어 본 후, 부족한 요소를 파악하여 3학년 1학기에 보완할 수 있도록 미리 계획해 보자. 주요과목임에도 내신 성적이 다소 낮은 과목이 있다면, 학업역량을 만회할 만한 활동을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
3) 3단계 : 자기소개서 필요하다면? 기본 틀 잡아놓기
2024학년도 입시에서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면서 올해(2023학년도)에도 상당수의 대학이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이 선호하는 수도권 대학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대학들이 있으니 이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목표로 하는 대학이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곳이라면 현 시점에서 기본 틀을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 3학년 1학기가 남았기 때문에 지금 자기소개서를 완성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지금까지의 활동을 기반으로 대략적인 소재 정도는 구상해 놓을 수 있다.
앞 단계에서 나열한 활동 중 가장 자신을 어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소재들을 추려 자기소개서 문항에 맞게 배치해보자. 도저히 담을 내용이 없거나, 심화된 내용이 들어가면 좋겠다는 판단이 서면 3학년 1학기에 채울 수 있도록 계획하면 된다. 이렇게 미리 큰 틀을 구상해 놓으면 남은 학기에 해야 할 활동이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일관성 있는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
선정된 소재에 대해서는 간단하게라도 내용을 기록해두자. 어차피 최종 자기소개서 작성 단계에서 수정될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다. 활동한 이유, 활동에서의 역할과 결과, 그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투박하게라도 적어 두는 것이 자신의 자기소개서를 큰 맥락에서 바라보게 하는 데 좋다.
3학년 1학기의 활동은 1~2학년 때 했던 몇몇 의미 있는 활동들의 연장선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런 의미에서 현 시점에서 자신의 학생부를 점검해보는 것은 학종을 준비하는 예비고3들이 남은 학기를 효과적으로 보내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