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잡아내기 어려워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가 기존 오미크론(BA.1)보다 전염성이 최대 50%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CNN은 도쿄대학의 최신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종의 하위 변종인 BA.2 바이러스는 델타(Delta)를 포함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만큼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오미크론과 마찬가지로 시중에 출시된 백신의 효과를 사실상 무력화시켜 감염 예방을 어렵게 만든다. 이 가운데 BA.2는 오미크론보다 30~50% 더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주간 역학보고서에 따르면 스텔스 오미크론은 방글라데시, 브루나이, 중국, 덴마크, 괌, 인도, 몬테네그로,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등 최소 10개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 중 BA.2 점유율은 1.4% 수준이다.
연구결과를 검토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미생물학 과장인 다니엘 랜즈 박사는 “(스텔스 오미크론은 기존 오미크론보다)더 잘 전염되고 더 나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도쿄대 사토 케이 연구원은 “이러한 발견들이 BA.2가 오미크론의 한 종류로 간주돼서는 안 되며, 더 면밀하게 관찰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실제로 스텔스 오미크론이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남아프리카와 영국처럼 BA.2가 발판을 마련한 국가에서는 입원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반면, WHO에 따르면 BA.2가 감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덴마크에서는 입원 및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의과대학의 바이러스학자 데보라 풀러 박사는 “BA.2가 오미크론보다 더 전염성이 있고 병원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더 파괴적인 파장을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에서 확실한 건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다음에 나올 변종보다 한발 앞선 면역력”이라고 덧붙였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