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국내 자동차 업계 영향은?

'우크라이나 사태' 국내 자동차 업계 영향은?

기사승인 2022-02-26 06:00:17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면서 국내 자동차업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의 대(對)러시아 수출 품목 가운데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 비중이 각각 25.5%와 15.1%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이 24일(현지시간)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포괄적인 제재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나라 자동차업체들도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게 됐다.

한국의 대 러시아 수출 품목 가운데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 비중이 각각 25.5%와 15.1%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산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간 자동차 수출도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때도 서방의 제재 여파로 한국의 러시아 승용차 수출은 다음해 62.1%, 타이어도 55.7% 급감하며 영향을 받은 바 있다.

국내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차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현대차와 기아 현지 공장으로 납품되고 있다. 이번 미국 제제로 인해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는 현지에서 직접 자동차를 생산하기 보다는 부품을 조달해 조립하는 형식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23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김주홍 KAMA 상무는 "지난해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 부품은 약 15억달러 규모로, 국내 부품업체들에 있어 러시아는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며 "대러 수출 제재가 발동될 경우 완성차 업체는 수출 물량을 다른 시장으로 돌릴 수 있겠지만, 그럴 수 없는 부품업계는 더 큰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해 모든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Ne)과 크립톤(Kr) 등 희귀가스 공급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50% 가량 점유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반도체 식각공정에 사용되는 크립톤은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의 48.2%가 우크라이나(30.7%)와 러시아(17.5%)에서 수입됐고, 노광공정에 쓰이는 네온 중 28.3%가 우크라이나(23.0%)와 러시아(5.3%)에서 들어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이미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희귀가스 공급 차질에 따라 수급난이 더 심화될 경우 국내 완성차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부 인기 차종의 경우 차량 인도까지 최대 1년 정도 걸리는 등 심각한 출고 지연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희귀가스 공급 차질에 따라 수급난이 더 심화될 경우 차량 수급난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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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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