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빵 품귀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제조업체 SPC삼립은 빵 제조를 위한 추가 공장 라인 증설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빵도 결국 기업의 브랜드 경쟁”이라며 영리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포켓몬빵을 통해 소비자들이 놀이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라인 증설은 이 놀이문화를 끝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풀이다.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재출시 40일 만에 1000만개가 판매됐다. 국민 5명 중 한명 꼴로 제품을 구입한 셈이다. 포켓몬빵이 인기 있는 이유는 ‘띠부씰’이라는 포켓몬 스티커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시중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는 빵을 사기 위해 몰려든 소비자들로 일명 ‘포켓몬 런’이라는 신조어가 생겼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포켓몬빵 스티커 시세표’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이에 따르면 ‘뮤’와 ‘뮤츠’ 등과 같은 ‘희귀템’은 5만원 수준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SPC삼립은 “공장 증설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공급을 유지하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SPC삼립은 성남, 시화, 영남 등 SPC삼립의 전국 생산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빵 제조를 위해 라인을 늘릴 계획은 없다. 다만 이번에 새로 출시한 냉장제품의 경우 기존 공장라인과 별개로 생산이 가능한 만큼, 이로 인해 수요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며 “각 유통처(편의점, 대형마트, 대리점, 이커머스 등)로부터 제품 주문이 접수되면 수량에 맞춰 생산하고 제품을 지정된 물류센터에 배송한다. 인기가 많은 제품이기 때문에 유통처별 공급수량을 형평성 있게 배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C삼립은 다만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과거 인기 있던 제품을 다시 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췄다. SPC삼립 관계자는 “현재로선 포켓몬빵 이외에 재출시가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캐릭터빵은 없다”면서도 “이번 경우처럼 추억을 상기시키며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고 관련 시리즈가 다시 인기를 끄는 등 시의적절한 여건이 충족된다면 과거 케로로, 원피스, 카카오프렌즈빵 등 메가히트 제품들도 언제든지 재출시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SPC삼립의 이같은 결정은 과거 있었던 품귀현상 전례 때문으로 풀이된다. 포켓몬빵과 같은 품귀현상은 과거에도 있었다.
해태의 허니버터칩은 2014년 업계에 깜짝 등장해 현재의 포켓몬빵과 같은 품귀현상을 일으킨 바 있다. 허니버터칩 물량 부족은 2015년 연중 계속됐다. 그 해 허니버터칩은 9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해태는 2016년 2월 생산 공장을 증설하기에 이른다. 당시 1800억원의 연 매출 목표도 제시했다. 하지만 이후 경쟁사들도 ‘허니버터’ 맛을 출시하고, 물량이 늘어 흔한 상품이 되자 인기는 시들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SPC삼립 측에서도 이같은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인기에 회사 입장에서는 공급을 확 늘리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잘한 결정이라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빵과 같은 제품도 결국 브랜드 싸움이다. 소비자들은 몇 시간씩 줄을 서서 빵을 구해 스티커 인증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자랑을 한다. 하나의 놀이 문화인 셈”이라며 “만약 공장을 증설했다면 해당 이같은 현상도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