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테슬라 공매도 사실 시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빌 게이츠에게 테슬라 주식 공매도를 친 것을 항의한 것이 사실이냐는 네티즌의 발언에 긍정했다.
앞서 한 네티즌은 머스크와 게이츠가 나눈 대화로 추정되는 핸드폰 문자 메시지 캡처 사진을 올리면서 머스크에게 사실이냐고 물었고 머스크는 맞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머스크는 최근 글로벌 강연 플랫폼 테드(TED) 행사에 참석했다가 그 자리에서도 게이츠의 테슬라 공매도 얘기를 들었다면서 “내가 게이츠에게 (테슬라 공매도를) 물어봤다는 건 일급 비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SNS를 통해 유포된 캡처 사진에는 머스크가 게이츠를 상대로 5억 달러(6200억원) 테슬라 공매도 포지션이 있냐고 따지는 내용이 포함됐다.
게이츠는 머스크의 질문에 “미안하지만 공매도를 폐쇄하지 않았다”고 답한 뒤 머스크와 자선 사업을 논의하고 싶다고 화제를 돌렸다. 이에 머스크는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하는 테슬라에 대해 당신은 막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이런 가운데 당신의 기후변화 자선 활동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空)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진행하는 매매기법이다. 하지만 인버스가 아니라 주식이나 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도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주식으로 갚는 투자기법이다.
예컨대 A종목을 갖고 있지 않은 투자자가 이 종목의 주가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린 뒤 매도 주문을 낸다.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가 10만원일 때 주식을 판 뒤 3일 후 결제일 주가가 약 5만원으로 떨어졌을 경우 투자자는 5만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테슬라 공매도, 헤지펀드가 실패한 전략…거품 논란은 여전
그동안 월가의 수많은 헤지펀드가 테슬라를 타깃으로 공매도를 시행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도 자신의 기업(테슬라)가 수도 없이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된 것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헤지펀드의 숏(공매도) 전략은 테슬라에게 통하지 않았다. 현재 테슬라의 주가는 1005.05달러로 5년 전(62.81달러) 대비 약 15배 올랐다. 일부 헤지펀드는 테슬라 베팅했다가 운용자산이 급감하는 등 큰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대표적으로 월가의 전설이자 리먼 브라더스 파산을 예견했던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 캐피탈 창업자는 테슬라에 대규모 숏포지션을 잡았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머스크는 데이비드 아인혼 등 헤지펀드 매니저에게 반바지(숏)를 선물하면서 이들을 조롱했다.
영화 빅쇼트로 유명한 마이클 버리도 테슬라 공매도를 시행했다가 쓴 맛을 봤다. 그는 지난 2020년 12월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론 머스크, 나는 테슬라(TSLA) 하락에 베팅했다”며 테슬라 주가 급락을 전망했다. 그는 이어 현재 완성차 기업들의 실적을 비교하는 자료를 올리면서 “테슬라의 주가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 달리 테슬라 주가는 1000달러를 넘어섰고 결국 마이클 버리는 자신의 포지션(테슬라 하락베팅)을 정리했다.
다만 테슬라에 대한 거품 논란은 아직도 여전하다. 투자회사 뉴 컨스트럭츠의 CEO(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트레이너는 “전기차시장에 경쟁업체가 많아지면서 테슬라가 누려온 전기자시장의 첫번쨰 주자로서의 이득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비관론자인 JP모간의 애널리스트 라이언 브링크먼도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테슬의 투자의견을 ‘매도’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로 325달러를 제시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