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문턱서 의료기기 ‘규제 완화’ 조명

엔데믹 문턱서 의료기기 ‘규제 완화’ 조명

기사승인 2022-06-21 22:41:33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산·학·정 의료기기 심포지엄에서 토론 및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코로나19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새로운 역할이 대두된 ‘의료기기’는 엔데믹에 앞서 규제 문턱에 걸렸다. 이에 산업계는 질병을 ‘예방’ 가능한 의료기기 기능을 강조하며 더 확대된 규제 완화를 기대하는 입장이다.

김수영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책제안TF 차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산·학·정 의료기기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로 전염병 예방에 대한 의료기기의 역할이 새롭게 떠올랐다”며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서 패스트 트랙 도입 등 한시적으로 많은 규제를 완화했다. 엔데믹에도 지속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제도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코로나19가 의료기기산업 가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며 일어난 3가지 메시지로 △선제적 예방·진단의 중요성 △소비자 편의성 △혁신의료기술의 도입을 언급했다.

사후치료보다는 조기진단검사를 통해 선제적 예방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이는 향후 감염병 뿐만 아니라 암, 치매 등 일반 질환 역시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의료재정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자가진단키트 편의점, 온라인 판매로 누구나 쉽게 의료기기를 구매하고 검사할 수 있게 되면서 주체적인 건강관리 실현이 가능해졌다.

이 외에도 비대면진료 도입은 소비자 및 의료인 만족도가 높아지고 국내 의료산업 의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따라서 원격의료 법제화를 통해 향후 혁신의료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기의 예방적 역할이 두드러진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규제 완화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며 “선진입-후평가 도입, 융복합기기,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시도를 위한 수가제도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덧붙여 “건강한 의료기기 발전을 위해서는 산업계가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산업계도 전문성이 있기 때문에 더 빠른 정책 결정을 도모할 수 있다. 따라서 산업계도 정책 구상 및 개발과정 초기에 참여하고, 정기적 의견 조율을 위한 협의체 구성, 그에 따른 책임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김수영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책제안TF 차장, 김성민 동국대 의료기기산업학과장이 21일 열린 2022 산·학·정 의료기기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선혜 기자

학계에서도 국내 의료기기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 필요성에 동참했다.

김성민 동국대 의료기기산업학과장은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의료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결국 보건의료는 정책과 규제가 큰 부분이다. 미국은 혁신의료기기 사전인증제 등을 통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산업경쟁력과 환자 편익증진 등을 도모하고 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에서도 규제완화 측면에서 새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일례로 미국은 지난 2015년부터 규제 완화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으며 혁신의료기기 지정(FDA) 제도 시행 이후 총 298개의 제품이 새로이 지정됐다. 반면 국내는 2020년 5월 이후 새롭게 지정된 혁신의료기기 제품은 총 19개뿐이다.

그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도 연평균 16.3%씩 성장하는 국가 신동력 산업이지만, 보건의료 정책이나 규제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인 만큼 규제 완화적 측면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며 “그 이후에 산업을 이끌어나갈 창의적인 인재양성에도 국가 지원을 반영해야 한다”고 표명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도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한 의견에 공감을 나타내고 향후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적극적 지원과 육성을 약속했다.

채규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책과장은 “의료기기산업을 둘러싼 전체적인 인식과 방향은 산업계나 학계, 정부 모두가 같다”며 “오늘 의견을 토대로 향후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산업, 학계와 더욱 논의해 좋은 결과로 만들어 나가겠다. 또한 임상, 성능평가 기준 가이드라인을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전달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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