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문현준이 T1의 전승 우승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T1은 25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담원 기아와의 경기에서 2대 0 완승을 거뒀다. 시즌 4연승을 달린 T1은 스프링 시즌부터 이날까지 매치 24연승을 기록, 2015년 당시 세웠던 연승 기록을 다시 세웠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문현준은 “시즌 첫 두 경기 경기력이 아쉬웠는데,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이 나와서 다행이다”라며 기뻐했다. 그는 “(기록 행진이) 사실 실감 나지 않는다. 지금은 잘 못 느끼겠지만 나중에 이런 기록들을 보면서 좋아할 것 같은 생각에 기분은 좋다”고 덧붙였다.
T1은 이날 담원 기아에게 의도적으로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내줬다. 담원 기아 ‘쇼메이커’ 허수의 트위스티드 페이트 성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7승2패에 달할 정도로 필승카드로 통한다.
문현준은 “담원이 트페를 많이 좋아해서 카운터를 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했다. 승률 같은 건 잘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가 할 것만 잘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바텀은 (류)민석이가 밴픽을 잘하다 보니 맡겼고, 상체는 트페를 주고 카운터를 치자고 논의했다”고 귀띔했다.
T1은 1세트 ‘너구리’ 장하권(담원 기아)의 ‘모데카이저’가 크게 성장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너구리 사냥’에 나서 득점했고 흐름을 가져왔다. 문현준은 2세트에도 날카로운 초반 탑 갱킹으로 장하권을 잡아내며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1세트는 탑이 처음에 많이 말려서 정글 몬스터를 몰아주면서 키웠다. 우리가 ‘카밀-갈리오’였기 때문에 궁극기를 적극적으로 쓰면 이길 것 같다는 콜을 주고받았다. 결과적으로 카밀이 잘 컸다. 2세트는 ‘녹턴’이 6레벨 전에 개입하기 전에 많은 걸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플레이 했는데 잘 풀렸다. 아래 캠프를 돌고 칼날부리와 레드를 먹는 타이밍에 상대 탑이 무방비하게 있어서 저걸 잡으면 이득일 거라고 생각했다. 녹턴은 무조건 정글링을 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6레벨 이전에 개입이 좋지 않은 챔피언이라 혹 내가 갱킹에 실패했더라도 팀적인 손해는 크게 없었을 것 같다.”
문현준은 “너구리와 캐니언, 쇼메이커가 엄청 세다고 들었고, 또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도 많은 경험을 했고 합도 많이 맞춰봤기 때문에 충분히 할 만 하다고 생각했다. 결과도 좋았다”면서“담원 기아는 확실히 강했지만, 우리도 그에 못지않게 강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현준은 1세트 장하권에게 솔로킬을 허용한 ‘제우스’ 최우제에 대해선 “솔로킬이 나오자 마자 ‘긴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제가 신인답지 않은 침착함이 있어서 믿고 했다. 2세트도 잘했고 1세트도 잠깐 위축됐지, 잘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문현준은 이날 승리로 LCK ‘리신’ 통산 승률 91.7%(22승2패)를 기록했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 팀도 리신이 나올 때 콜도 잘 들어주고 플레이를 잘 해준다”며 몸을 낮췄다.
이날 ‘페이커’ 이상혁이 자신의 리신 플레이를 지적한 것에 대해선 “반박을 못 하겠더라. 전 패치에서 리신이 너프를 먹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롤백이 돼서 오랜만에 하다 보니까 손이 버벅거리더라. 대회에서도 그런 상황이 많이 나와서 당황스러웠다”고 멋쩍게 웃었다.
문현준은 지난 5월 열린 국제대회인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결승전에서의 패배에 대해선 담담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웨이 선수가 굉장히 똑똑하더라. 많이 배웠다”며 감탄했다.
강팀을 완파하고 분위기를 끌어올린 T1이다. 스프링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전승 우승을 자신한 이상혁과 같이, 문현준 역시 전승 우승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쳤다. “젠지까지 만나봐야 알겠지만 충분히 우리 발에만 스스로 넘어지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T1은 오는 29일 광동 프릭스를 상대로 시즌 5연승에 나선다. 문현준은 “예전 T1 선수들이 광동에 많은데, 다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쉽지 않겠지만 잘 준비해 이겨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