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우마무스메’의 주력이 놀랍다. 출시 일주일도 안 돼 양대 모바일 앱마켓 매출 순위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이름값을 증명했다. 장기 흥행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26일 오전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는 구글 플레이 매출 2위, 애플 앱 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오랜 기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양분한 ‘리니지 시리즈(엔씨소프트)’, ‘오딘: 발할라라이징(카카오게임즈)’을 제쳤다. 선두 ‘리니지M’도 가시권이다.
우마무스메는 일본의 사이게임즈가 지난해 출시한 작품으로,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시켜 레이스를 펼치는 스포츠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출시 후 1년 넘게 매출 순위 1위를 유지하고 지난 4월엔 14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말(우마)딸(무스메)’라는 애칭으로 국내 게이머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게임이다. 한국에선 카카오게임즈의 현지화 작업을 거쳐 지난 20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마무스메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서브컬처 게임은 장르 특성상 유저층이 다소 한정된 편이다. 특히 국내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 매출 순위 최상단을 꿰차는 게 더욱 쉽지 않다. 실제로 일본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끈 작품도 국내에선 출시 효과만 보고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일이 허다했다.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는 지난 5월 진행한 1분기 실적발표에서 우마무스메에 대해 “한국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매출 순위 3위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론 사측의 예상조차 뛰어넘고, 출시 첫 주말에 목표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우마무스메의 흥행 포인트는 장르적 허들을 낮춘 데 있다. 미소녀와 경마에 흥미가 없어도 게임 자체의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는 평가다.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뛰어난 그래픽 모델링, 실존 경주마의 특성을 살린 캐릭터의 서사와 특성, ‘프린세스 메이커’ 등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캐릭터와의 교감 요소 등이 게이머의 마음을 붙든다. 만듦새 좋은 스포츠 매니지먼트 게임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육성과 전략적 요소도 세밀하게 설계돼 있다. 물론 아이돌 그룹의 무대를 연상시키는 ‘위닝라이브’ 등 타깃 이용자 층을 노린 요소도 가득하다.
업계 예상치를 뛰어 넘는 초반 흥행을 보이면서, 장기흥행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우마무스메는 26일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버전으로 미리 게임을 플레이 해 본 유저가 상당한데도 유저 수급에 문제가 없는 모양새다. 장기적인 매출 순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흐름이다. 또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우마무스메는 내달 서포트 카드 업데이트가 예정돼있다. 서포트 카드 ‘0티어’로 분류되는 ‘키타산 블랙’도 이 때 출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게이머들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우마무스메라는 새로운 캐시카우의 등장으로, 오딘 의존도를 낮춘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최고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장기성과가 반영된 1분기에 매출 2663억원, 영업이익 4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5%, 170% 증가한 수치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