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변경 후 맞는 두 번째 시즌. ‘도브’ 김재연(리브 샌드박스)의 성장통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의 탑 라이너 도전기는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다각적으로 찾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리브 샌박은 25일 오후 8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1라운드 KT 롤스터와의 맞대결에서 2대 0 완승을 거뒀다. 직전 담원 기아와 T1에게 패배해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지만, KT를 완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재연은 “리그에 현재 강팀 셋이 있다고 생각한다. T1과 젠지, 담원 기아다. 우리를 포함한 나머지 팀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이 ‘나머지 팀들’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는 게 중요한데, 이겨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안도했다.
김재연은 이날 자신의 활약에 대해 “탑 라이너로서 각 챔피언이 해야 될 역할을 중요시했다. 이전까진 안 됐는데 오늘은 그나마 역할을 해냈다”며 “첫 세트는 라인전이 무난해서 딱히 얘기할 게 없다. 두 번째 라인전은 망한 수준이었는데 중반 한타에서 최대한 죽지 않는 선에서 우리 팀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포지션을 잡았다. 팀원들도 그에 맞게 저마다의 위치에서 역할을 해준 것 같아서 힘든 경기를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올 시즌은 탑 라이너들의 기량이 도드라진다. ‘너구리’ 장하권(담원 기아)이 리그에 복귀했고, ‘제우스’ 최우제(T1)가 리그를 호령 중이다. 냉정히 말해 현재로선 김재연의 기량은 이에 못 미친다.
김재연도 이를 인정했다. 다만 “라인전은 전부가 아니고 시작”이라면서 “앞서 언급했던 역할을 중점적으로 해내야 한다. 라인전은 알아서 천천히 보강해 나간다면 이번 서머 시즌은 괜찮은 결과로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내가 아는 계정 안에서는 LCK 탑 라이너들의 솔로랭크를 보며 구도를 연구 중이다. 코치님과 피드백을 통해 내 플레이도 돌아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데뷔 후 줄곧 미드라이너로 뛰었던 김재연은 올해 리브 샌박으로 이적하면서 탑 라이너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그러나 좀처럼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라인전에서의 고민이 크다. 김재연은 “메타 챔피언들을 건드리고 연습하고 있는데도 구도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는다. 현재로선 순수 기량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폼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부침이 길어지자 미드라이너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도 해봤다고. “탑을 하면서 라인전도 정말 안 되고 폼도 안 좋고 해야 되는 역할조차도 못하고 있었을 때, 내가 탑 라이너로서 팀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은 이겨서라기보다는 최근에 선수들끼리 얘기를 잘 해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전체적인 흐름은 좋게 가고 있는 것 같다.”
김재연은 리브 샌박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플레이에 섬세함만 더 한다면 지금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상위권 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 상대는 DRX다. 개막 후 3연승을 달리고 있는 강적이다. 김재연은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우리보다 조금 더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하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기 때문에 겁먹지 않고 하던 대로 준비한다면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DRX의 스폰서가 신한은행인데, 우리는 리브 국민은행이라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은행하면 국민은행 아닌가”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맞라이너인 ‘킹겐’ 황성훈에 대해선 “라인전부터 센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을 잘 틀어막아야 할 것 같다. 이길 수 있냐고 스스로에게 묻는다면 자신감이 있다고는 말 못할 것 같다. 연습을 잘해서 라인전은 지더라도 전체적인 툴로 봤을 때 게임을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승을 하면 기세도 타서 전체적인 실력도 올라갈 거라고 생각해요. 다음 경기도 이날 경기처럼 중요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승을 하기 위해서 저희가 열심히 잘 준비하고 있으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 잘 할 겁니다. 의심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