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부위요?”
T1의 정글러 ‘오너’ 문현준이 기자회견장에서 이색 질문을 받았다.
T1은 16일 오후 8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DRX와의 2라운드 맞대결에서 2대 0 완승을 거뒀다. 5연승을 거둔 T1은 9승1패를 기록하며, 1경기를 덜 치른 젠지 e스포츠에 앞선 단독 1위에 자리했다.
경기 후 기자실 인터뷰에 임한 문현준은 “2라운드 첫 경기이기도 하고 이제 DRX라는 중위권에 있는 팀은 잡아야 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했는데 2대 0으로 다행히 완승해서 좋은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T1은 이날 승리로 DRX 상대 매치 8연승, 세트 14연승을 거뒀다. 올해는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이에 문현준은 “팀 상성보다는 아무래도 스프링이랑 서머에 많이 이기고 있다 보니까 그런 성적이 나오고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날 T1이 두 세트 연속 원딜 챔피언으로 ‘드레이븐’을 뽑은 것에 대해선 “일단 적 팀 바텀을 보고 뽑은 픽이기도 하고 (이)민형이가 자신 있어 하는 픽이기도 하다”며 “드레이븐이라는 챔피언 자체가 킬을 먹었을 때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T1은 2세트 초반 바텀에서 사고가 크게 터졌지만,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붙들어 결국 역전승을 거뒀다. 문현준은 “2세트 초반에 많이 안 좋게 흘러갔지만 드레이븐과 파이크라는 그래도 약간의 보험이라고 해야 하나, 한 킬을 먹으면 돈을 확 땡길 수 있는 챔피언 있었기 때문에우리가 하던대로 1킬만 먹으면 똑같아 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계속 트라이 하자고 하고 계속 시도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미드 1차 포탑에 대한 문현준의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미드 1차가 없으면 탑 바텀 사이드에 있는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미드를 민 쪽에서는 사이드를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사이드에서 압박하는 게 많이 크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프로에서는 그래도 운영을 엄청 중요시하기 때문에 미드 1차 타워 나간다면 운영을 잘하는 팀은 좀 많이 굴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2세트 DRX가 정글러 ‘주한’ 이주한을 대체 투입한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점은 뽑자면 딱히 없었던 것 같은데 초반에 저희가 적팀 레드 쪽으로 가면서 주한 선수가 칼날부리를 스틸했더라. 무슨 동선인지는 잘 몰랐는데 그게 살짝 조금 신기했다”고 평했다.
동료이자 절친한 동생 ‘제우스’ 최우제가 단독 POG에 선정된 것에 대해선 “우제는 누가 봐도 잘하고 있고 충분히 매일 1인분 이상 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 정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저희 팀이 말릴 때도 잘하는 친구여서 내가 거기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래도 동생이 잘하고 있으니 좋은 것 같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신규 챔피언 ‘벨베스’에 대해선 저평가를 내렸다. “팀 전체가 이해도가 있어야 되는 부분 같고, 그 이해도를 채우기도 까다로운 챔피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조금 안 좋은 챔피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며 “너프전에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고 너프 후에는 아예 안 쓰겠다는 생각까지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현준은 최근 웨이트 트레이닝에 빠져있다. SNS는 물론이고 동료들에게까지 자신의 근육질을 자랑하고 있다고. 운동을 시작하고 경기력이 좋아졌냐는 질의에 문현준은 “허리에 있는 통증이 조금 사라지기도 했고 다른 운동을 안 하는 선수들보다는 체력이 더 좋아졌다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허리가 아파서 시작한 것도 있고 SNS에 몸 좋은 사람들을 보면 그런 사람들한테 영감을 받았다. 나로선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운동을 시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떤 운동 부위를 가장 좋아하냐는 추가 질의에는 고민하다가 “어깨를 제일 좋아하는데, 조금 힘든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다.
다음 상대는 T1에게 올해 LCK에서 유일한 매치 1패를 안긴 광동 프릭스다. 문현준은 “전승 행진이 광동한테 한 번 막혔지만 그래도 광동이 그때는 엄청나게 잘 준비해왔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우리가) 방심했던 것도 있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이번엔 저희가 충분히 방심도 하고 있지 않고 특별히 준비해 올 것 같다고 생각하는 챔피언도 없기 때문에 충분히 2대 0으로 이길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