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과 ‘페이커’ 이상혁이 악플과의 전쟁을 다시 시작했다.
T1은 19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그간 이상혁에게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댓글을 남긴 누리꾼들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지난 2020년 10월 첫 번째 고소를 진행한 이후 처음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이상혁은 데뷔 후 지속적인 악플에 시달려 왔다. 지난 6월에는 이상혁을 타깃으로 한 악성 갤러리가 개설돼 맹목적인 비난과 욕설을 퍼부어, T1측이 해당 사이트 내 모든 게시물과 댓글의 삭제를 3일 안에 진행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고소 진행은 이상혁 본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고소 대상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페이커 선수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모욕한 이들이다. 고소 대상이 된 게시물의 수위는 선수를 입에 담지 못할 만큼의 그림으로 묘사하거나, 선수의 어머니를 모욕하는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종로경찰서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나선 T1 법무팀과 ‘에이펙스’ 법무법인은 “경기력이나 커리어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가 아닌 정당성 없는 비난이나 인신공격은 용인할 수 없다는 게 페이커 선수의 생각”이라며 “도를 지나친 악플을 게시한 소수의 인원에 한해 고소가 진행되는 만큼, 선처나 합의는 없다”고 못박았다.
고소 내용은 모욕죄다. 노유현 변호사는 “보통 모욕죄 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 많지만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모욕이 있을 경우에는 실형 선고도 가능하다”며 “벌금의 경우 보통 한 10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가 많긴 하지만 이번 경우는 악의적이고 지속적인 모욕을 했기 때문에 그것보다는 형량이 셀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T1은 앞서 ‘모멘트’ 김지환 코치에게 악성 댓글을 단 이들에 대한 고소도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 코치는 지난 5월 열린 MSI 직후부터 지속적인 악플에 시달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T1은 향후에도 소속 선수들에 대한 각종 게시글 댓글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해 적극적으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단 방침이다. T1의 조마쉬 CEO는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악성 댓글로부터 소속원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T1은 악성 댓글과 사이버 불링의 위협으로부터 선수단, 코치진 그리고 임직원을 항상 보호할 것이다. 오늘 취한 조치는 소속 선수들이 더 이상 신체적 그리고 정신적 피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당연한 처사이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의 연장선이다. T1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악성 댓글을 비롯한 사이버 불링으로부터 조직과 조직원들을 보호할 것이다. 언젠가는 더 이상 이런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어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한편 LCK 내에 여러 구단들도 선수들을 향한 무분별한 악플에 시름하고 있다. 18일엔 KT 롤스터 선수단에 흉기가 담긴 상자 등이 배달돼, KT 측이 경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