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X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이 담원 기아전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팀적으로 멘탈이 흔들렸는데 이날 경기가 약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DRX는 22일 오후 8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담원 기아와의 맞대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도 담원 기아를 격파한 DRX는 7승(5패)째를 기록, 리그 5위를 탈환했다.
앞선 2경기에서 ‘주한’ 이주한과 번갈아 출전해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던 홍창현은 이날 선발로 나서 맹활약을 펼쳤다. 1세트와 3세트 ‘리신’을 플레이 해 단독 POG에 올랐다.
경기 후 쿠키뉴스와 만난 홍창현은 “제게 있어서 담원은 되게 걸림돌이었는데, 이번 년도에 많이 이겨서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세트 완패에 대해 “밴픽적으로 아쉬웠고 인게임적으로 너무 쉐도우 복싱을 많이 해서 그 부분만 피드백을 하고 다음 세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홍창현은 3세트 초반 3킬을 대거 내주고도 불안하지 않았다면서 “징크스는 CS(크립스코어) 이득을 많이 봤고, 정글은 트런들이라 딱히 캐리도 잘 안 돼서 하던 대로 잘 해보자, 그럼 이긴다라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이날 서포터 ‘베릴’ 조건희와 한 몸 같이 움직인 것에 대해선 “이세계 캐니언-베릴 같아 만족스러웠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1라운드 막바지 방향성을 잃고 흔들렸던 DRX에게, 이날 담원 기아전 승리는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홍창현은 “연패할 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다 져서 팀적으로 다 멘탈이 나갔었는데 그래도 오늘 승리가 약이 됐을 것 같다”고 안도했다.
이 기간 홍창현도 심적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다소 여유를 찾았다고. “감코진 분들이 내가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주한과 교체를) 하게 됐다”며 “선발일 때는 부담감도 심했는데 아무래도 경기를 보는 입장이다 보니까 경기를 뛰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마음은 되게 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홍창현은 이날 활약도 그간의 휴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창현은 올 시즌 유독 담원 기아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상하게 ‘캐니언’만 보면 잘 되는 건진 잘 모르겠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 “캐니언의 동선도 동선인데 내가 조금 더 날이 서 있다고 해야 하나, 사고 회로가 잘 굴러간다”고 전했다.
그간의 부담감 때문이었을까. 홍창현은 이날 경기 종료 후 감정이 복받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냥 잘 해서 이겨서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면서도 “아무래도 이길 수 있었던 것도 안일하게 해서 방심해서 지고 되게 힘들었었는데 오늘 경기는 그런 게 없어서 되게 뿌듯했다”고 전했다.
홍창현의 심적 피로감을 우려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고 전하자 그는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팀 내부에서 잘 관리하고 있어서 너무 크게는 걱정 안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CK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드권 4장을 부여받았다. DRX에겐 호재다.
홍창현은 “아무래도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 분위기가 조금 안 좋았는데 (롤드컵에) 갔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며 “꼭 그 안에 들어서 다시 한 번 세계에 가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