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팀이 위기일 때 나는 항상 빛날 준비가 되어 있다.”
T1의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은 지난 16일 ‘좀처럼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 아쉽지는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7일 KT전, 그는 가장 눈부신 선수였다.
T1은 2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KT 롤스터와의 맞대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12승(1패)째를 기록한 T1은 젠지 e스포츠를 밀어내고 다시 단독 1위를 탈환했다. 통신사 대전 연승 기록(7연승)도 이어갔다.
1세트 초반 주도권을 잡았던 T1은 18분경 노림수가 간파당하며 ‘페이커’ 이상혁이 전사했다. 기회를 놓치기 싫었던 KT는 ‘커즈’ 문우찬(스카너)을 앞세워 이민형(시비르)까지 노렸다. 그러나 이민형은 ‘유체화’ 주문과 궁극기를 사용해 멀찍이 거리를 벌렸고, 몸이 앞으로 치우친 KT 챔피언들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상대가 하나 둘 쓰러졌고, T1은 수적 열세의 싸움에도 선방할 수 있었다.
그는 23분 이상혁이 상대를 끌여 만든 난전 상황에서도 맹활약, 팀의 1세트 대승에 기여했다.
위기 때 더욱 강해지는 이민형의 진가는 1대 1로 맞선 3세트에 나왔다.
초반 상체에서 사고가 터진 탓에 T1은 경기 내내 힘든 싸움을 이어갔다. ‘제리’를 뽑은 이민형은 큰 실수 없이 데스를 최소화하며 천천히 힘을 모았다. 그리고 31분, T1이 공성을 진행하다가 열린 교전에서 단숨에 힘을 방출했다. 후방으로 진입한 상대 챔피언을 하나씩 제압한 이민형은 거침없이 딜을 쏟아 부으며 상대 5명을 전부 쓰러트렸다. 시즌 첫 번째 펜타킬. 완벽한 자축포였다.
그는 왜 위기일 때 더 강할까?
경기 종료 후 쿠키뉴스와 만난 이민형은 “원딜이라는 라인이 그런 거다. 솔직히 원딜이라는 라인이 그렇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다음 젠지전도 증명해내도록 하겠다”며 “(룰러 선수가) 오늘 경기 보고 겁을 먹으셨을 텐데, 확실히 서열 정리 들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