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원 기아의 탑 라이너 ‘너구리’ 장하권이 소속팀과 스스로의 경기력을 냉철히 평가했다.
담원 기아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열린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2라운드 한화생명 e스포츠와의 맞대결에서 2대 1로 승리했다. 앞선 DRX전에서 패하며 휘청였던 담원 기아는 9승(4패)째를 수확하며 3위 자리를 지켰다.
장하권은 이날 2세트 ‘사이온’, 3세트 ‘세주아니’를 플레이 해 팀을 든든히 지탱했다. 사이온으로는 상대 진형을 수차례 붕괴시키며 POG에 선정됐다.
값진 승리에도 장하권의 얼굴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는 “오늘 경기력이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며 “1세트 되게 유리했다. 조이가 강했는데 그 쪽을 잘 활용하지 못한 것 같다. 2, 3세트도 이기긴 했지만 중간중간 뭔가 확실하게 하는 느낌보단 당황한 느낌이 컸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굉장히 아쉬웠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담원 기아는 올 시즌 T1, 젠지, DRX 등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시즌 출범 전 1순위 우승 후보로 거론됐던 담원 기아로선 기대 이하의 행보다.
그는 “실력적으로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 부분을 보완해 나가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대회 때 확실히 상위권 팀은 방향성에 확신이 있고 올바르다. 우린 어긋나있다. 소통이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다양한 부분을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하권의 강점은 끊임없는 자기성찰이다. 매 경기 본인과 상대의 플레이를 뜯어보며 더 나은 해답지를 찾는다. 지속적인 피드백을 만드는 동력은 무엇일까.
장하권은 “성격 자체가 뭔가 칭찬을 하면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부족한 면을 찾는다든가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 스스로 느꼈을 때 완벽하게 하는 플레이나 그런 게 많이 없는 것 같다. 팀원들이 많이 채워주는 게 많다”고 답했다. 스스로를 채찍찔하는 게 가끔은 힘들지는 않느냐는 질의에는 “걱정되긴 하는데 자존감이 조금 낮은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스스로 다른 걸로 채울 수 있으면 좋지만 일단 지금은 잘하면 그만큼 자신감도 오르니까. 그거 보고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분석을 즐기는 장하권이 최근 눈 여겨 보는 탑 라이너는 T1의 ‘제우스’ 최우제다.
그는 “제우스 선수가 되게 잘하시는 것 같다”며 “대회 때도 그냥 구도나 이런 걸 보면 되게 긴장도 잘 안하시는 것 같다. 일정 구도 이상 항상 해내주신다. 챔프에 맞는 플레이를 잘 수행하시는 게 되게 배울 만 한 하다”고 칭찬했다.
장하권은 최근 탑 아지르 장인의 영상을 즐겨 보고 있다.
그는 “대회 때 생소한 챔피언 운영법이나 플레이들을 배우려고 관전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라인 프리징을 하고 천천히 하는 느낌, 갉아먹는 그런 플레이가 배울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장하권이 플레이하는 탑 아지르를 언젠가는 볼 수 있을까. 그는 “실제로도 랭크에서 조금 해보기도 하고 했는데 괴리감이 있긴 한 것 같다”면서도 “언젠가는 탑에서 자신 있게 꺼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다음 상대는 기세가 좋은 KT 롤스터다. 같은 날 T1에게 패했지만 충분한 저력을 보여줬다.
장하권은 “KT는 방향성을 아예 확실하게 한다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바텀 쪽으로 게임하고 있다”며 “ 다음 경기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경기력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