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아시아 축구계를 주름잡았던 중국 프로축구가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다. 선수가 없어 몰수패를 당하는 황당한 상황까지 발생했다.
중국 프로축구 리그는 지난 몇 년간 아시아를 대표하는 무대로 성장했다. 특히 1부리그인 슈퍼리그엔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의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대거 몰리는 등 여타 유럽리그 못지않은 위상을 자랑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다수의 모기업이 흔들렸고, 일부 구단은 경영 문제 및 위법 혐의 등으로 공중분해 되면서 몰락이 시작됐다.
결국 지난해 장쑤 쑤닝과 톈진 톈하이 등이 해체를 선언했고, 복수의 구단이 외국인 선수들을 비롯해 고액 주급자들을 대거 정리했다. 리그 안정화를 위해 중국축구협회(CAF)에서 샐러리캡을 도입해 연봉을 제한했는데, 이로 인해 슈퍼리그의 시장가치는 대폭 하락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슈퍼리그의 리그 시장 가치는 1억7000만 유로(약 2289억 원)로, 아시아 4위까지 떨어졌다.
위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5월 24일 충칭 량장이 구단 해체를 발표했다. 지난 1995년 창단해 30년의 역사를 가진 팀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현지 언론은 충칭이 지속된 재정난을 해결하지 못해 결국 구단 해체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충칭은 구단 스태프, 선수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이 심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부리그도 진통이 심각하다. 3일 중국 매체 시나스포츠에 따르면 3일 중국 리그1(2부리그) 소속 쯔보 쿠주는 헤이룽장전 1시간을 앞두고 경기를 포기했다. 임금체불로 인해 선수들이 이탈했고, 남은 9명으로 경기를 뛰기보다 몰수패를 선택한 것. 이밖에 3부리그의 후난 샹타오도 선수가 부족해 우시 우구와 8라운드 경기에서 몰수패를 당했다.
시나스포츠는 “많은 구단들이 선수들의 급여를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다음 라운드에서도 (쯔보 쿠주)가 경기를 포기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