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이제는 패자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 [게임로그인]

LCK, 이제는 패자의 목소리도 듣고 싶다 [게임로그인]

기사승인 2022-08-22 01:01:15
담원 기아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21일 열린 T1과 담원 기아의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LCK 서머)’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가 끝난 뒤, 일부 팬들은 커뮤니티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날 경기 담원 기아의 선수 기용 방식에 대한 의구심을 끝내 풀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담원 기아는 1, 2세트 선발 탑 라이너로 ‘버돌’ 노태윤을 출전시켰는데, 0대 2로 몰리자 3세트 돌연 ‘너구리’ 장하권을 투입했다. 장하권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가져왔으나 4세트엔 또 다시 노태윤을 투입해 논란을 빚었다. 

담원 기아가 이날 2대 3으로 패하면서, 양대인 감독이 노태윤과 장하권을 번갈아 투입한 이유는 들을 수 없었다. LCK는 승자에게만 인터뷰 기회가 주어진다. 담원 기아는 오는 9월 치러지는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한국 선발전에 출전한다. 해당 일정에서 담원 기아가 승리한 뒤에야 의문을 해소할 기회가 찾아온다.

LCK의 현 시스템은 일반적인 프로 스포츠와는 다소 상반되는 구조다. 프로 스포츠는 LCK와 마찬가지로 승자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그에 앞서 패배팀 감독을 초대해 인터뷰 시간을 가진다. 패배 팀 감독은 선수기용 및 전술 수립의 배경, 패인 등을 짤막하게 설명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한다.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이다. 

기자는 프로 스포츠 취재 경험이 있다. LCK가 패장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는 것이 의아했던 기자는, 2년 전 LCK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패장 인터뷰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관계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여전히 인터뷰 방식에는 변함이 없다. 게임단은 여전히 일방적으로 소통한다. 혹여 당신이 연패에 빠진 팀을 응원한다면, 속이 답답하다 못해 문드러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일부 게임단은 감독의 피드백을 자체 콘텐츠화 시켜 팬들에게 공유하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팀 사정에 따라 업로드가 들쑥날쑥해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패장 인터뷰 도입에 대한 게임단의 입장엔 다소 차이가 있다. 기자의 제안에 적극 찬성하는 반응도 있는 한편, ‘감독이 거기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난색을 표하는 관계자도 일부 있었다. 입장이 한 데 모이지 않다보니, 선뜻 패장 인터뷰를 도입하지 못하는 LCK의 상황도 나름 이해할 수 있다.  

LCK 인터뷰 방식이 가진 나름의 강점도 분명하다. 프로 축구의 ‘믹스트존’보다 확장된 개념의, 선수 개별 인터뷰를 지원해 다양한 시각과 목소리를 전한다. 다만 팬들의 기본적인 ‘알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형태의 시스템엔 분명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청문회를 열자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팀의 수장이 앞에 나서 팀의 방향성을, 각오를 팬들에게 들려달라는 것이다. 그것이면 된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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