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e스포츠와 T1의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을 하루 앞둔 27일, 강원도 강릉은 벌써부터 축제 분위기였다. 강릉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리자 서머 결승전을 알리는 홍보물이 눈길을 끌었다. 역사 외부에는 전야제 성격인 ‘LCK 팬 페스타’가 열리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강릉에서 인파가 가장 많이 모인다는 경포대 일대에서도 심심찮게 LCK 팬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구름 없는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백사장에 마련된 10개 팀 선수단의 조형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젠지와 T1 뿐만 아니라, KT 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 등 아쉽게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한 선수단의 조형물 앞도 팬들의 적잖은 발걸음이 이어졌다.
팬들의 최종 집결지는 팬 페스타가 열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었다. 팬 페스타는 결승을 앞두고 열린 전야제 행사로, 티켓 소지 없이도 현장을 찾은 팬이면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 게임단과 스폰서 부스가 곳곳에 마련 됐고, TFT(전략적 팀전투) 체험과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 관전, 전 프로게이머들이 진행한 결승 토론 라이브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팬들을 맞이했다. 8000석 규모의 거대한 경기장임에도, 수많은 인파로 발걸음을 디디기가 힘들 정도였다.
팬들은 행사장을 찾은 인플루언서들과 기념 촬영을 하거나, 스폰서들이 마련한 미니 게임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굿즈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고, ‘치어 월(cheer wall)’에다 펜을 꾹꾹 눌러 쓴 응원 메시지를 남기며 젠지와 T1의 우승을 기원하기도 했다. KT와 광동 부스를 찾아 유니폼과 기념품 등을 살펴보는 팬들도 보였다.
창원에서 왔다는 이 모(31)씨는 “리워드나 추첨 같은 게 많아서 좋았다. 코스어들과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방송으로만 보던 인플루언서들과 사진도 많이 찍었다”며 기뻐했다. 서울에서 온 20대 여성은 “숙소를 어렵게 잡고 찾아왔는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결승전 무대와 비슷한 장치도 많이 보여서 내일이 결승전인데도 벌써부터 긴장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을 나타낸 팬들도 있었다. 지방에서 행사장을 찾았다는 여성 황 모(30)씨는 “아무리 스폰서라지만 너무 홍보 위주였다. 차려 놓은 거에 비해 즐길 거리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강릉시는 적극적인 움직임과 노력으로 LCK 결승전 유치에 성공했다. 경기 중계 중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및 관광 홍보 동영상을 송출하는 등 세계인에게 강릉을 알리는 좋은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강릉시 관계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장을 활용해 국내 최대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국내 e스포츠 문화 저변 확대는 물론, 강릉시를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의 도시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젠지와 T1의 결승전은 28일 오후 2시에 막을 올린다.
강릉=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