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 한화생명e스포츠 2승16패
한화생명e스포츠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최하위의 오명을 썼다. 작년 ‘데프트’, ‘쵸비’와 결별한 이후, 한화생명은 ‘지속 가능한 강팀’을 만들겠다며 대규모 리빌딩을 택했다. ‘두두’와 ‘카리스’, ‘뷔스타’, ‘쌈디’ 등 신예 선수들에다가 베테랑 ‘온플릭’을 영입하며 젊은 팀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화생명의 리빌딩은 실패에 가까워 보인다. 시즌 초 번뜩이는 모습과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만으론 중상위권 팀으로 도약하는 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그나마 ‘두두’ 이동주의 성장은 위안이다. 이전부터 뛰어난 피지컬로 주목을 받았던 이동주는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이러한 약점이 보완됐고, 무력은 더욱 강화된 모습이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무력의 두두’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면서 한화생명의 든든한 에이스로 거듭났다.
한화생명은 현재 온플릭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과 다년 계약이 되어 있다. 내년에도 리빌딩 기조를 유지할지, 방향을 선회해 스타급 선수를 영입 전쟁에 뛰어들지 지켜봐야겠다.
9위 프레딧 브리온 3승15패
지난 시즌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소년만화’의 주인공이 됐던 프레딧 브리온은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메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막과 동시에 8연패 수렁에 빠졌다. 1라운드 최종전에서 농심을 꺾으면서 뒤늦게 발동이 걸렸지만, 반전 드라마를 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프레딧은 당장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주전 5인의 선수들과 모두 계약이 종료되는데, 그간 대규모 투자를 하지 않았던 프레딧이라 2023년을 어떤 선수 구성으로 맞이할지는 미지수다.
8위 농심 레드포스 5승13패
리그 8위. 선수들의 이름값으로만 봤을 때, 농심의 서머 시즌 성적은 다소 낯설게 여겨진다. 선수들이 대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시즌과 경기력 면에서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번에도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농심은 특히 라인전 단계 이후의 움직임에서 팀 호흡이 맞지 않는 모습을 수차례 연출했다. 상대와의 15분 골드 격차 수치가 -299 6위로 중위권 정도인 것을 보면, 농심이 라인전 이후 운영에서 아쉬움을 보였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농심으로선 서포터 포지션의 보강을 서두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을 법 하다. ‘스노우플라워’ 영입 이후 농심은 보다 나아진 호흡을 보여주면서 9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농심이 올 시즌 기록한 승수의 절반 이상을 이 시기에 수확했다.
농심도 내년엔 대대적인 변화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 포지션에서 FA가 예고되어 있다. 지난 몇 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던 농심이기에 또 한 번 영입 전쟁에 뛰어들지, 리빌딩을 선택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농심의 경우 챌린저스(2군)팀이 서머 시즌 우승을 달성하는 등 유망한 자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일부 코어 선수를 바탕으로 2군 선수들을 투입해 팀 체질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7위 광동 프릭스 6승12패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광동은 올 시즌은 7위로 마감했다. 내구도 패치로 인해 원거리 딜러의 비중이 높아진 현 메타에서, 걸출한 원거리 딜러 ‘테디’를 보유하고도 롤드컵 선발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1라운드 초반 ‘애쉬’와 ‘세라핀’이라는 변수픽으로 T1을 잡아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결국 지난 시즌부터 제기된 정글과 서폿 포지션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면서 순위 경쟁에서 점차 밀려났다.
광동 역시 내년엔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농심과 마찬가지로 주전 5인이 자유계약 선수가 된다. 관건은 역시나 ‘기인’ 김기인과의 재계약 여부다. 광동의 원클럽맨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는 2018년 이후 4년 동안 롤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김기인이 선수생활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이적을 선택할지, 다시 한 번 광동의 손을 잡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밖에 광동 프릭스가 팀의 또 다른 코어 선수인 ‘테디’ 박진성을 붙들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6위 DRX 9승9패 롤드컵 진출
9월 1일부터 3일이라는 그 짧은 기간을 기점으로 DRX의 올 시즌 평가는 확 바뀌었다. 시즌 초반 연승 가도를 달렸던 DRX는 2라운드 들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데프트’와 ‘베릴’이 버티는 경험 많은 바텀에, S급 신예로 평가 받는 ‘제카’를 보유했으나 좀처럼 순위 경쟁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선 최하위 한화생명에게까지 덜미를 잡히며 우려를 자아냈다.
그러나 역시 경험은 무시하지 못하는 걸까. 플레이오프 1라운드 리브 샌박과 맞대결에서 다소 경기력이 올라온 모습을 보였는데, 선발전에서 하위조 상대인 KT 롤스터를 풀세트 접전 끝에 꺾었다. 결국 최종전에서 리브 샌박의 모래 폭풍을 잠재우고 롤드컵 막차를 탔다. 중위권 싸움이 치열했던 올 시즌에, 롤드컵 티켓 한 장을 거머쥐었다는 것만으로도 DRX의 올 시즌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선발전에서 특급 소방수로 활약한 ‘주한’의 발굴도 적잖은 수확이다.
DRX 역시 시즌이 끝나면 주전 5인이 FA 자격을 얻는다. 9월 말부터 열리는 롤드컵 성적에 따라 이들의 차기 행선지도 결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