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성균관대학교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로 대표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2023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이 기대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극심한 지금 대기업 입사가 보장되는 계약학과의 경쟁률이 폭발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고려대와 연세대는 대학 평균 경쟁률을 밑도는 경우도 있었다.
실상을 보면 연세대가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신설한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첨단융복합학과특별전형에서 모집인원 40명에 332명이 지원해 8.30:1을 기록했으며, LG디스플레이와 계약을 맺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는 20명 모집에 111명이 지원해 5.55:1을 보였다. 이는 연세대 전체 경쟁률 12.69:1에 못 미치는 것입니다. 같은 학생부 위주 전형의 평균 경쟁률 9.66:1보다 낮은 것이다.
고려대의 경우도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만들어진 반도체공학과는 학업우수형 10.50:1(지난해 16.7:1), 계열적합형에 13.80:1(지난해 13:1)을 기록했고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은 차세대통신학과는 학업우수형 15.33:1, 계열적합형에 13.22:1을 기록해 고려대 평균 경쟁률 14.09;1에 근접했다. 현대자동차와 협약을 맺은 스마트모빌리티학부의 경우도 학업우수형 12.67:1, 계열적합형에 10.13:1을 기록했다. 한편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사이버국방학과의 경우 특기자전형 15명 모집에 71명이 지원해 4.73:1을, 학업우수형이 6.20:1을 기록했다. 이는 군 의무복무 기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고려대나 연세대 반도체 관련과가 왜 기대에 못 미치는 경쟁률을 보였느냐 하는 것은 이유를 찾기가 쉽지 않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각 모집단위의 전형요소가 강화되거나 복잡한 것도 한 원인일 수 있으나 그 외의 요소도 있으리라 본다.
우선 신설학과의 경우 지난해 입시결과를 참고할 수 없는 등 깜깜이 지원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을 것이라 본다. 입시 외 측면에서도 반도체 학과의 경우 정부의 정책으로 인력 과잉에 대한 우려와 함께 연일 보도되는 반도체 악재가 원인일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 주력산업인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마이너스고 미국 의회는 반도체법을 통과시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리고 많지는 않겠지만 취업이 되더라도 입사 후 근무지에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다.
연구개발을 담당한다고 해도 서울이 근무지가 아닐 확률이 높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또 반도체 관련학과가 여러 군데 생긴 것도 분산 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또 입학 자원이 줄어든 것도 이유일 수 있으며 다른 과, 이를테면 의약학 계열로 방향을 틀었을 수도 있다. 의무 근무를 하기 싫은 세대적인 특성도 갖다 붙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외의 대학들은 나름대로 선방하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협약을 맺은 반도체시스템공학과(카이스트)와 반도체공학과(포항공대),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를 개설한 시스템반도체공학과(서강대), 반도체공학과(한양대)는 좀더 두고 보아야 하겠다.
오전 10시 현재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고교장추천 10.33:1, 일반전형 14.79:1로 각각 교과전형 평균 6.79:11, 종합전형 평균 11.11:1을 넘어서고 있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도 학생부 종합(학과모집) 1130:1로 학종 평균 10.04:1을 넘었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도 학생부교과(지역균형발전) 6.80:1, 종합(일반전형) 10.79:1로 각각 동일전형 평균 5.62:1과 11.99:1 로 비슷했다. 그리고 오후 2시 현재 발표한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도 반도체공학인재전형Ⅰ 7.40:1, 반도체공학인재전형Ⅱ 4.85:1로 전체 평균 경쟁률 6.06:1과 비슷했다.
그러므로 반도체 관련학과 등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2023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 승패는 마감을 해야 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