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아니라 금치”…자영업자·소비자, 10월 배추값 안정 기대

“김치 아니라 금치”…자영업자·소비자, 10월 배추값 안정 기대

배추 평균 도매가, 1년 전보다 116% 상승
대상·CJ·풀무원, 김치 가격 인상 예정
자영업자, 김치값 폭등 어려움 호소
업계 “이르면 10월 초 배추 가격 안정화 기대”

기사승인 2022-09-20 06:00:17
사진=연합뉴스
“올해 첫 개업을 했는데 모든 물가가가 급등하면서 가게 운영에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어요. 특히 요즘엔 폭염과 폭우로 채소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그중에서도 배추가격이 정말 말도 안되게 올랐습니다. 이에 김치가 아니라 ‘금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손님들께 김치 반찬을 많이씩 드리고 싶지만 가격은 물론 수급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예년보다 적게 드리고 있어요. 저희는 국산 김치를 쓰는 만큼 어려움이 더 크죠. 처음에는 손님들께 죄송하다고 매번 말했는데, 이제는 손님들도 어려움을 알고 많이 양해를 해주십니다”

배추가격이 다시 안정화될 수 있을까. 업계는 이르면 10월 초 배추가격이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월은 마지막 태풍을 기준으로 배추 생산에 걸리는 한 달반 정도의 시간이 지나는 시점이다. 여기에 더 해 9월말부터 준고랭지 배추가 공급될 경우 시장가격은 다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배추 대란은 11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배추의 평균 도매가는 10㎏에 3만2940원이다. 1년 전(1만5208원)보다 116.6%나 뛰었다. 한 달 전(1만7576원)과 비교하면 87.4%, 평년(1만6627원) 대비 98.1% 올랐다. 소매가는 포기당 9821원이다. 김치 속 재료 중 하나인 무 가격도 치솟았다. 무 평균 도매가는 20㎏에 2만8460원으로 1년 전(1만1564원)보다 146.1% 상승했다. 소매가는 개당 3908원이다.

무·배추 가격 상승은 기후위기 때문이다. 올해 여름 폭염과 폭우 피해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9월에도 태풍 피해가 발생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이같은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


자연스럽게 김치 가격도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5일 비비고 김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대상도 다음 달 1일부터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9.8% 인상할 예정이다. 양사의 김치 가격 인상은 올해 두 번째다. 앞서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각각 지난 2월과 지난 3월 김치 가격을 평균 5%, 7% 올렸다. 상대적으로 김치 매출 비중이 덜한 풀무원에서도 다음달 중으로 김치가격 인상을 논의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과 폭우가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면서 수급 문제에 차질이 빚어졌다. 여기에 더 해 최근 물가상승도 고려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가격인상을 단행하게 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치 수요가 많다보니까 각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김치 품절사태가 계속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까 외국산 김치도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8월 1~20일 김치 수입량은 1만4541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외국산 김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수입 김치의 일반 판매 가격은 10㎏에 1만380원으로 전년에 비해 22.1% 올랐다.

김치 또는 배추를 사용하는 자영업자들도 난감하긴 매한가지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김치 가격 폭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올해 첫 개업을 했는데 채소가격 급등에 어려움이 크다”며 “특히 배추의 경우 정말 금값보다 비싼 것 같다”고 말했다. 김치찜을 판매하는 한 자영업자는 “거래 중인 김치 공장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다고 연락왔다”며 “소비자분들이 제공되는 김치 반찬 등에 대해 조금은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온 소비자들도 김치 구매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신혼부부 A씨는 “10월부터는 고랭지 배추도 풀리고 하니까 조금 나아질 것으로 기대 중에 있다”며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기후 예보가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고 폭염, 폭우, 태풍이 마구잡이로 발생하고 있어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업계와 농식품부에서는 10월 초중순을 기점으로 되면 배추가격이 다시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견했다. 특히 이달 말부터 준고랭지 배추 수확이 시작되면 공급이 증가해 가격도 점차 하락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태풍 피해가 추가 발생할 경우 겨울 김장철까지도 안정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 14호 태풍 ‘난마돌’이 북상할 경우 11월 김장철까지 채소 가격 안정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추를 생산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통상 45일, 즉 한달 반 정도 된다. 마지막 태풍이었던 9월 초를 기준으로 본다면 10월 초중순 정도가 되면 배추 공급이 다시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태풍 피해가 없던 지역에서는 그 전부터 공급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시장가격도 다시 안정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속단할 수는 없다. 기후 위기가 심해지면서 또 어떤 재해가 닥칠지 알 수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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