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욘더’엔 처음이란 수식어가 여럿 따라붙는다. 이준익 감독의 첫 OTT 진출작이자 첫 드라마이며, 처음으로 도전한 휴먼 멜로이자 SF 장르다. 티빙이 파라마운트+가 공동으로 투자해 제작한 첫 작품이기도 하다. 기대가 쏠린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과 이준익 감독은 11일 오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제작발표회에서 “‘욘더’는 다르기에 곧 새로운 작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욘더’, 지독할 정도로 내면을 좇는 심리극”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아내를 만나기 위해 미지의 공간 ‘욘더’로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욘더’는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다. 과학 기술 발달을 통해 인간 기억을 데이터로 남긴다는 설정이다. 2011년 출간된 소설 ‘굿바이 욘더’를 원작으로 한다. 이 감독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가까운 미래의 삶과 밀접한 이야기”라고 운을 떼며 “대부분 SF는 상황극이지만 ‘욘더’는 지독할 정도로 내면을 좇는 심리극이다. 주인공의 감정을 들여다봐야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욘더’는 2032년을 배경으로 욘더라는 가상세계에 마련된 가상현실을 그린다. 이 감독은 “장르를 특정하며 제작하진 않았다. 신하균, 한지민이 잘 어울린 덕에 휴먼 멜로가 됐다”면서 “좋은 배우들 덕에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할 영역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며 흡족해했다.
“이렇게 만나려고 19년이나 흐른 것 같다”
신하균과 한지민은 2003년 방영한 MBC 드라마 ‘좋은 사람’ 이후 약 20년 만에 재회했다. 두 사람은 극 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신하균은 아내가 죽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는 재현 역을 맡았다. 한지민은 재현의 죽은 아내 이후 역을 맡아 남편 재현과 가상세계 욘더에서 만난다. 한지민은 “20년 전 내 첫 주연작에서 신하균과 만났다”면서 “부족한 점이 많아 죄송했다.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가 된 만큼 수월히 연기했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이렇게 만나려고 19년이나 흐른 것 같다”고 화답해 둘 사이 호흡을 기대케 했다. 이 감독과 영화 ‘황산벌’, ‘왕의 남자’ 등을 통해 차진 호흡을 자랑했던 정진영은 욘더를 설계한 닥터K 역을 맡았다. 정진영은 “이 감독이 가까운 미래 이야기를 어떻게 그릴지 궁금해 출연했다”면서 “어려운 이야기도 쉽고 감동적으로 풀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시나리오 속 흐린 장면을 배우들이 선명하게 만들었다. 신하균과 한지민이 재회하는 모습은 연기가 아닌 현실 같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누군가가 그립다면 이미 욘더에 온 것”
‘욘더’는 삶과 죽음이 맞닿은 가상공간을 통해 인간과 삶, 죽음,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극 중 재현은 욘더 속 이후가 진짜 자신의 아내인지 혼란스러워 한다. 신하균은 이런 재현을 연기하며 감정을 응축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지민은 이후 역을 통해 감정을 이끌어내는 연기를 펼친다. 이 감독은 “‘욘더’가 그리는 미래와 현실은 밀접하게 닿아있다. 그 간극과 시청자의 경험이 맞닿으며 이야기는 비로소 전진한다”면서 “‘욘더’는 과학적 상상력이 담겼지만 심리에 초점을 맞춘 멜로다. 기존 SF 장르와는 다르지만, 그래서 더 새로운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영은 “죽음을 다룬 SF 장르지만 전혀 어렵지 않다. 이해하기 쉽고 감정이 이입되는 드라마”라면서 “이준익 감독이 그려오던 사람과 사람 사이 이야기다. 누군가가 그립다면 이미 욘더에 온 것”이라고 설명해 궁금증을 더했다. ‘욘더’는 오는 14일부터 티빙에서 순차 공개된다. 이에 앞서 12일 오후 6시 부산 우동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에서 1~3부 상영 예정이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