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8일(화)부터 30일 까지
- “Here, I am” 주제로 70여 점 선보여
“나는 점이다. 광대한 우주 안에서 먼지 같은 한 점, 하지만 정말 소중한 점. 나는 그 특별한 한 점을 그린다.” 미술교사로 32년을 근무하고 은퇴한 지 10년. 퇴직 후 오재심의 일상은 자신의 소망을 형상화하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그의 소망은 우주의 꽃으로 피어났고 다시 점으로 지금 여기에 바로 나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9월 27일 지구에서 약 천100만㎞ 떨어진 심우주에서 충돌 코스의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에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실험에 성공했다. 인류가 천체의 궤도를 바뀐 최초의 사례이다. 우리의 달탐사선이 성공적으로 발사되어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는 시대이지만 우주는 너무나 넓고 광대하다.
우주 속 인류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 하나의 점을 통해 삼라만상을 바라보고 우주를 이야기 한다.전시의 주제는 “Here, I am” 광대한 우주 속에서 나의 존재를 점(dot)에서 찾았다.
오재심(66)의 일곱 번째 개인전이 10월 18일부터 30일 까지 세종시 한솔동 소재 세종보갤러리에서 열려 70 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은 마치 우주선의 창을 통해 보는 심우주를 옮겨 놓은 듯하다. 광대한 우주 속에서 점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모든 것들이 서로 모여 새로운 세상을 창조한다. 깊은 우주 속 떠 있는 점 들은 모두 각각의 세계이다. 그것이 때로는 빛으로 나무로 생명의 형상으로 표현된다. 몽환의 세계인 듯 하다가 심연으로 세계로 들어가는 새로운 문이고 창으로 열린다. 캔바스에 펼쳐진 우주와 그리고 나, 여기는 수많은 이야기와 소식들을 잠재하고 오재심의 담백한 붓터치를 통해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도시인에게는 아련한 밤하늘의 추억을 더듬게 한다. 겨울밤 칠흑 같은 밤하늘 속을 주시하던 천체망원경의 차가운 화인더의 기억이다. 그 내밀한 기억을 일상의 풍경처럼 다채롭게 풀어 놓은 작품들은 우주 속 한낱 점에 불과한 인생들이 더욱 새롭게 나타난다. 같은 듯 그러나 모두 다른 점. 점과 점이 모여 가족이 되고 사회가 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가 “여기에 보이는 건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고 말한 것처럼 눈을 감고 마음에 귀를 기울여 오재심의 작품을 느낄 수 있다. 오재심이 바라 본 우주 속 나의 모습은 관객의 시선으로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완성된다.
오재심은 미술교사로 오랜 기간 청소년들에게 미술 이야기를 해왔고, 지금은 작가로서 자신에게 미술이야기를 하고 있다. 개인전을 갖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다.
오재심 작가는 “나의 작업은 광대한 검은 우주에 반짝이는 작은 점으로 현재를 살고 있는 나를 들여다보는 과정”이라면서, “거역할 수 없는 삶과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아름다운 하루가 주어진 오늘의 찬란한 생명을 캔버스에 담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재심은 자신을 감싸는 신비한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오늘도 ‘우주의 속삭임에 귀를 쫑긋한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