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드는 ‘재벌집’, 빠져나올 수 없는 ‘약한영웅’ [골라볼까]

빠져드는 ‘재벌집’, 빠져나올 수 없는 ‘약한영웅’ [골라볼까]

기사승인 2022-11-22 06:00:01
바쁘고 복잡한 세상, 드라마라도 편하게 봐요. 지난 주말 첫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를 한 번에 정리해드립니다. 배우 송중기가 선보이는 회귀물 JTBC ‘재벌집 막내아들’과 청춘 배우들이 뭉친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1’. 두 작품 중 취향에 맞는 드라마를 골라보세요. 

JTBC ‘재벌집 막내아들’ 포스터. 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재벌집 막내아들’

- 한 줄 평: 그래, 이게 회귀물의 맛이지.

- 미리 보기: 윤현우(송중기)는 순양그룹 기획조정본부의 미래자산관리팀장으로 매일 바쁘게 살아간다. 오너 일가 지시라면 무엇이든 따르던 그는 어느 날 의문의 죽음을 맞는다. 하지만 이윽고 정신 차린 그의 눈 앞엔 1987년 서울이 있다. 과거 순양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미래를 아는 진도준은 손쉽게 살아남고, 순양그룹의 선대 회장인 진양철(이성민)에게 환심을 산다. 그는 자신을 죽인 진범을 찾고 순양 일가에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 어땠어?: 흥미롭다. 회귀물에 익숙지 않은 시청자에게 첫 회귀물 입문작으로 권하기 좋다. 회귀물의 가장 큰 매력은 ‘나’로 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극 중 윤현우와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는 굵직한 근현대사나 대략적인 사회의 흐름을 알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면 부동산을 사겠다는 막연한 상상을 윤현우는 멋지게 해낸다. 보는 것만으로도 묘한 쾌감을 준다. 전개 역시 빠르다. 진도준이 깐깐한 진양철의 마음을 사로잡는 과정은 몰입을 부른다. 현실과 맞닿은 부분이 많아 공감하며 보기 좋다. 한국 사회 격변기를 지나온 중장년층은 향수를 느낄 만하다. 삶이 팍팍한 요즘 세대는 이입해서 볼 요소가 많다. 대학생 연기까지 차지게 소화하는 송중기의 활약도 관전 포인트다. 그 시대 회장님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이성민은 역시나 멋진 연기를 보여준다. 볼까, 말까를 고민한다면 단연 ‘본다’에 한 표!

- 보러 가기: JTBC에서 매주 금, 토, 일요일 오후 10시30분 본방송. 티빙, 넷플릭스, 디즈니+에서 시청 가능.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 포스터. 웨이브

‘약한영웅 Class 1’

- 한 줄 평: 서로를 위해 강해지는, 결코 약하지 않은 ‘약한 영웅’.

- 미리 보기: 모범생 시은(박지훈)은 매사에 감흥 없이 하루하루 공부만 하며 산다. 명석한 시은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영빈(김수겸)은 그를 괴롭히지만, 시은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같은 반 수호(최현욱)는 그런 시은이 흥미롭다. 영빈이 전학 온 범석(홍경)을 이용해 시험을 망치게 하자, 분개한 시은은 영빈 무리와 싸움을 벌인다. 수호는 시은의 폭주를 말리고, 범석은 시은에게 미안해한다.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돈독한 친구가 된 세 사람. 또 다른 폭력과 마주하며 이들 사이에는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 어땠어?: 강렬하다.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미숙한 청춘들이 균열 속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다. ‘약한영웅 Class 1’에 나오는 이들은 모두가 조금씩 결여된 사람들이다. 시은은 가정환경으로 인해 공부에만 매진하고, 범석 역시 사랑과 인정, 위세에 목말라한다. 가난한 수호는 씩씩하게 살아간다. 접점이 전혀 없던, “얘랑 그 정도 사이는 아니”라고 하던 이들은 진짜 친구가 되어간다. 하지만 ‘약한영웅 Class 1’은 ‘그래서 이들은 우정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마치는 동화 같은 드라마가 아니다. 불완전한 청춘은 애처롭게 자라난다. 1회부터 8회까지 지켜보는 동안 응원하는 마음, 짜릿함, 통쾌함과 씁쓸함, 안타까움, 분노가 어우러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기기 위해서가 아닌,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의 이야기는 온갖 감정의 파고를 마음 깊이 남긴다. 집단 따돌림과 학교 폭력이 주요 소재인 만큼 분위기는 시종일관 어둡다. 유혈이 낭자하는 싸움도 잦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살벌하다. 이를 감수할 수 있다면, 일단 보자. 

- 보러 가기: 웨이브에서 시청 가능.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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