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개원한 제9대 고양시의회가 연일 시끄럽다. 여야 동수로 출발한 만큼 날 선 대립이 이어졌다. 이번엔 전반기 의장으로 취임한 김영식 의장에게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양시의원들이 날을 세웠다. 불신임안을 상정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시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양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28일 오후 김 의장의 불신임안을 상정하겠다며 시의회와 김 의장 본인에게 통보했다. 김 의장이 의원들의 항의의견을 집행부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장에게 이동환 고양시장 비서실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공문 전달을 요청했다. 이태원참사 애도기간에 떠난 이 시장의 해외출장을 비판하는 시위 중인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 실장이 자중을 요청하며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김 의장은 지난 22일 접수한 민주당 의원들의 공문을 28일에야 집행부에 전달했다. 이를 두고 김미수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장으로서의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민주당은 소속 시의원 4명의 동의만 얻으면 상정이 가능함에도 아직 불신임안을 상정하진 않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한 의원은 “재적 인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불신임이 통과되는 만큼 (국민의힘) 이탈표가 없으면 안 된다”면서 비상정 배경을 유추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같은 이유로 이 실장의 공개사과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본회의 참석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제268회 2차 정례회는 지난 25일 문을 열었지만 3일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철조 시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은 “정례회 회기는 오는 12월 15일까지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파행을 이어갈수록 내년도 예산이나 민생 등 민감한 사안들을 살필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민생 발목잡기를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비서실장의 어떤 처신에 문제가 있고, 상황에 따라 불쾌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의회를 무시하는 잘못된 처사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사안이 본회의장으로 끌고 들어올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의원총회를 거쳐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양=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