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예산안 처리 이후로 미뤄진 가운데 정부와 국민의힘에선 희생자 및 생존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덕수, 생존자 극단 선택에 “좀 더 굳건하고 생각이 강했으면”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태원 참사 생존 고등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그를 탓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총리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 경과를 보고 받았는지, 또 원스톱 종합지원센터에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지 질문 받자 “본인이 조금 더 굳건하고 생각이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며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라고 답했다.
총리실은 간담회 이후 입장문을 통해 “한 총리가 사건 발생 직후 관련 내용을 소상하게 보고받고 안타까움을 표했다”며 “다른 유가족과 생존자를 대상으로 상담치료 등 가능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태원 참사를 겪은 고등학생 A군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미나 “나라 구하다 죽었냐”…이미애 “미나 의원 힘내라. 유족 외엔 사과 말기”
김미나 국민의힘 창원시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족을 비방하는 망언을 했다. 이후 이미애 국민의힘 김해시의원은 김 의원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질책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나라 구하다 죽었냐”며 “꽃 같이 젊은 나이에 하늘로 간 영혼을 두번 죽이는 유족들”이라는 내용이 담긴 글을 게시했다. 지난달 23일엔 참사 유가족이 나온 방송사 뉴스 화면을 캡처해 “자식 팔아 한 몫 챙기자는 수작으로 보인다”고 발언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김 의원은 다음날 해당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지난 13일 창원시의회에서 사전 신상발언을 신청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후 의회를 빠져나가면서 기자들에게 “제가 공인인 것을 깜빡했다”고 말해 추가 비판을 받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김 의원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 의원은 그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 의원은 1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나 의원 힘내라. 파이팅”이라며 “유족 외엔 사과하지 말기”라고 작성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해당 글을 내렸다.
권성동, 유가족협의회에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될 수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구성에 대해 세월호처럼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구성에 대해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되다가 시민단체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실제로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며 세금을 받아서 놀러 다니고 종북 교육에 사용했다”며 “이런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민대책회의에 속한 시민단체는 유가족 옆에서 정부를 압박하기 전에 세월호를 악용한 시민단체의 방만한 폐습을 어떻게 보완할지 밝혀야 한다”며 “이태원이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