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가 기간 연장에서 증인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열린 첫 청문회에서도 잡음이 이어져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4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1차 청문회에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서울청 전 인사교육과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성민 서울청 전 정보부장과 송병주 용산서 전 112 상황실장 등 7명은 구속 등을 이유로 불
출석 사유를 제출했다. 여야는 박 전 부장 등 5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로 했다.
여야 의원들은 참사 당일 경찰 대응의 문제를 짚고 지휘체계의 허점을 추궁했다. 또 마약류 범죄에 대응하느라 시민 안전을 뒷전에 뒀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임재 전 서장에게 “현장 도착 5분 전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게 맞느냐. 정확히 보고를 받았다는 거냐”며 “그럼 이게 용산서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냐”고 질타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시위 진압과 마약 단속을 우선시하고 시민의 안전에 대해 우선시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자료 제출을 회피하고 왜곡했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실무진 선에서만 이뤄지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윗선을 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문회 초반에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도둑 촬영’ 사건을 놓고 공방전도 있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특정 상황에 대해 촬영을 지시했다거나 하는 말씀은 사실관계와 다르다”며 반박했지만 국조특위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그 내용 자체만으로 충분히 홍보 활동을 하셨으니 회의장을 나가주시기를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질타했다.
유가족과 청문회 증인 사이 갈등도 발생했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1차 청문회 정회가 선포되자 증인석을 향해 이동해 윤희근 청장 등에 항의했다. 국회 관계자들이 이 대표를 제지하기도 했다.
이렇듯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두고도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조특위 활동 시한은 오는 7일까지다. 6일 2차 청문회가 예정돼 있지만 유가족과 생존자가 증인으로 참석하는 3차 청문회가 진행되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지난 3일 여야 원내대표는 국조특위 기간 연장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긴 했지만 ‘닥터카 논란’이 있는 신현영 민주당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유가족과 생존자를 채택할 것을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국조특위 기한 연장을 단독으로라도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국정조사가 이뤄지려면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다며 국정조사 기간 연장을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도 4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조특위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유가족이 참석하는 3차 청문회가 필수인데 7일까지 과연 가능하겠는가”라며 “여태 아무것도 못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본다. (기간 연장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6일 열리는 2차 청문회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이 증인 명단에 올랐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