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연계 증권사 ELS 원금 손실 위기…회복할까

‘테슬라’ 연계 증권사 ELS 원금 손실 위기…회복할까

기사승인 2023-01-05 06:00:46
새해 첫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가 14% 넘게 추락하며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원금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테슬라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는 9180억원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이 가운데 45%에 해당하는 4130억원에서 이미 녹인(knock in·ELS 투자 시 원금손실이 날 지점)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LS는 일정 기준가 아래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하한 한계선 즉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가 있다. 테슬라 연계 ELS의 녹인 배리어는 대부분 최초 기준가의 40~45% 수준에 분포해있다.

지난해 1월 400달러를 넘었던 주가가 12월에 109달러 수준까지 떨어져 지난해에만 65% 폭락했다. 손실 구간에 들어간 ELS는 총 7개 증권사(키움증권, 유안타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하나증권, 교보증권, 신영증권, 신한투자증권)의 31개 상품들이다. 증권사들은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간 ELS에 대해 공지하고 있다.

만기까지 자동 조기 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기초가 대비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확정된다. 만기일까지 만기상환 조건을 못 맞추면 테슬라 주가가 떨어진 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예컨대 만기상환 조건이 최초 기준가의 70%인 상품이라면, 현재 40% 녹인 배리어까지 떨어진 테슬라 주가가 만기일까지 75%는 더 올라야 원금 손실을 면할 수 있다.

새해부터 테슬라 주가가 장중 14% 넘게 떨어지면서 손실 구간에 들어간 ELS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 발행된 종목에서는 녹인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기준가격 250달러 아래에서 발행된 ELS에서는 녹인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 전망은 밝지 않다. 수요 둔화 신호가 나타나는 데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리스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2022년 인도 대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대였으나, 연간 50%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회사 목표치에 미달했다. 지난해 4분기 인도량(40만5278대)도 월가 예상치(43만1117대)를 밑돌았다. 

반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공시를 통해 2022년에 전기차 186만3500대를 팔아 같은 기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았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를 넘어서는 물량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 현황 발표 이후 월가 투자기관 가운데 최소 4곳이 목표주가와 향후 수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JP 모건은 테슬라의 마진 축소를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125달러로 낮췄다.

트위터 인수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매도를 지속하면서 팬덤도 사그라들었다. 머스크는 약 440억달러의 트위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4월 테슬라 지분을 매각해 84억달러를 조달했다. 이어 8월 68억8000만달러, 11월 39억5000만달러, 12월 36억달러 등 총 228억달러 규모의 테슬라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율은 2021년 말 17.2%에서 2022년 말 13.4%로 낮아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가는 2년래 최저치를 기록해 향후 성장성을 감안할 때 매력적이지만 테슬라의 혁신을 기다리고 열광해주던 소비자의 팬덤이 식어 가는 것이 가장 큰 리스크”라면서 “소비자의 팬덤이 빠르게 식기 전에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주가 상승이 나타나기 전까지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에 대한 불안심리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정 연구원은 “장기 미상환 종목들이 조기 상환에 성공해야 ELS 시장의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기초자산이 침체를 벗어나면 장기간 조기 상환에 실패했던 물량들이 조기 상환에 성공하게 되는데, 아직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제언했다.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sonhj1220@kukinews.com
손희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