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나스닥과 S&P500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약해진 매파 메시지와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플랫폼스의 호실적 여파에 힘입어 상승했다. 반면 대형 헬스케어주의 하락은 다우지수에 부담이 됐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02p(0.11%) 내린 3만4053.9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0.55p(1.47%) 오른 4179.76, 나스닥지수는 384.50p(3.25%) 상승한 1만2200.82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메타 급등세를 따라 상승 압력을 받았다. 메타는 전날 장 마감 직후 지난해 4분기 시장의 예상을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4분기 일일활성화사용자(DAU) 수가 처음 20억명을 돌파하는 신기록도 세웠다. 여기에 메타는 올해 비용 감축과 4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공개했다.
이에 메타 주가는 전장 대비 23.28% 폭등했다. 다른 빅테크주도 메타 급등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7.39%) 아마존(7.38%) 애플(3.71%) 주가도 뛰었다.
지난해 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 기조 등에 25% 이상 내렸던 S&P500 정보기술 종목은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완화와 연준의 피벗 기대에 힘입어 13% 이상 상승했다.
특히 제롬 파월 의장이 전날 연준의 2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p 금리를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며 인플레이션 완화를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자 시장은 고무됐다. 연준은 올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못 박았지만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고 받아들이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날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하는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 등 대형 기술기업에게 쏠렸다.
애플은 장 마감 직후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5% 감소하는 등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해 시간외거래에서 4% 이상 떨어졌다.
아마존은 작년 4분기 매출이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올해 1분기 매출 전망치가 시장의 예상을 하회했다는 소식에 시간외거래에서 5.01% 내렸다.
알파벳 실적도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시간외거래에서 4% 가까이 급락하고 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이 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상황이 밝진 않다고 우려했다.
블랙록의 크리스티 아쿨리안 수석전략가는 CNBC에 “전날 파월 의장이 예전보다 좀 더 비둘기파적인 목소리를 냈지만 우리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 주기가 상한선에 도달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술주의 재부상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픽텟자산운용의 엘라 혹사 선임 투자관리자는 AP통신에 “미국 노동시장이 견고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연전은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엄격하게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마치 시장은 도로포장용 롤러 앞에서 10원짜리 동전 줍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