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친윤’으로 꾸려졌다. ‘개혁 보수’를 자처하며 친윤에 반기를 든 이준석계 ‘천아용인’ 후보들은 아무도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했다. 전문가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자 하는 선거였기에 개인의 역량은 무의미했다고 분석했다.
9일 ‘지지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천아용인을 지휘한 이준석 전 대표를 향해 누리꾼들의 비판과 칭찬이 뒤엉켰다.
보수층이 주로 활동하는 디시인사이드 마이너 갤러리 ‘새로운보수당’에서 한 이용자는 이 전 대표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준석은 언젠가 저 혀 때문에 자기 목을 조를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안철수 의원을 보고 ‘톰, 잘했어’라고 말하는 걸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예의 없다고 생각했다”며 “안철수 응원 단톡방(단체 카톡방)에도 들어가 있는데 원래 최고위원으로 김용태·허은아 뽑자고 하다가 ‘톰’이라고 할 때마다 사람들이 화가 나 결국 태영호 후보를 뽑자고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반면 천아용인의 성적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이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 댓글을 통해 이번 지지율이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페이스북에 “한 달 동안 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4명의 후보를 지원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며 “4명 후보 모두 후회 없는 선거를 하고자 했고 두려움 없이 선거에 임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지해주신 당원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더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글에 댓글을 남긴 이용자 중 몇몇은 “개혁 보수를 믿는다”고 말했다. 또 “모든 후보의 지지도가 10% 내외로 나왔다는 건 실질적으로 이준석을 응원하는 사람이 그만큼이라는 것”이라고 응원했다.
전문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대통령 지키기’라는 목표 의식이 강했다며 후보들 간 경쟁이 무의미했다고 분석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구도와 프레임이 이미 정해진 선거였다. 대통령을 돕고 지켜야 한다는 프레임으로부터 시작된 선거”라고 말했다.
장 소장은 “그래서 후보들 간 개인기나 세력 간 경쟁, 이런 건 무의미했던 것 같다”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선택이지 이준석의 천아용인을 혼내고 징계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용태·허은아 후보가 얻은 표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장 소장은 “당에 적극 관심을 표하는 약 50만명 중 10만명 정도가 개혁을 원하고 이 전 대표를 비롯한 그 세력을 지지한다는 것”이라며 “이는 이 전 대표 세력이 정치적으로 도약하는 가장 큰 발판을 확인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생각보다 (표가) 덜 나오긴 했지만 현존하는 10만 대군이 있는 것 아니냐”며 “보수 우파 진영에서 정치하는 데 큰 주춧돌이 될 것이기에 실망할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