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통합 우승은 있었지만 4연속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우리가 해내고 싶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현대캐피탈과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23-25 13-25 25-22 25-17 15-1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0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은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한 동시에 통합 3연패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남자부 통합 3연패는 삼성화재가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달성한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아울러 컵대회 우승까지 포함해 ‘트레블(3관왕)’까지 이뤘다.
주장이자 대한항공의 세터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중 23표를 획득, 팀 동료 링컨 윌리엄스(7표)와 정지석(1표)을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MVP에 올랐다.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 MVP 이후 역대 두 번째 MVP 수상이다.
그는 “팀의 주장으로 선수들과 소통도 해야 하고, 안 될 때는 끌고 가야 하는 책임감도 크다. 어린 선수들이 조금씩 나이가 들고, 그 선수들도 저를 조금씩 이해하고 밀어주면서 버텼다”라면서 “상을 생각하고 뛴 적은 없었다. 물론 상을 받으면 좋지만, 지금은 이렇게 뛰고 우승한 게 기쁘다. 이것(우승)보다 좋은 게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초반만 하더라도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에 두 세트를 내주고 경기를 풀어갔다. 승부는 4차전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3세트부터 집중력을 발휘해 리버스 승리를 따냈다.
한선수는 역전의 원동력에 대해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선수들 스스로 같은 마음이라 이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한선수는 우승 후 MVP에 수상되자 방송 인터뷰를 하면서 간신히 눈물을 참는 등 감정이 올라온 모습을 보였다.
한선수는 “나이가 들었나보다”며 농담한 뒤 “힘들긴 하지만 매 시즌 느낌이 다르다. 나의 배구 커리어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지금은 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통합 3연패는 남자부에선 삼성화재(2011~2014)에 이어 두 번째다. ‘원조 왕조’라 불리는 삼성화재의 3연패를 지켜봤던 한선수는 대한항공과 비교하며 “당시의 삼성화재와 붙으면 우리가 이길 것 같다. 이제는 우리 팀이 완전히 자리를 단단히 잡았기 때문”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올해 만 38세로 커리어 말미에 들어있는 한선수는 아직 은퇴 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42세까지는 하고 싶다. 일년 일년이 힘들지만 자신은 있다. 그 때까지 전성기의 실력으로 뛰어보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3연속 통합 우승은 있었지만 4연속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 우리가 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내 배구 인생은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 거창한 목표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배구에 감사하든 생각 뿐이다. 코트에서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뛸 수 있는 한 최대한 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천안=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