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롯데는 지난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5대 3으로 승리를 거뒀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이던 2010년 6월 12일 한화전 이후 4705일 만에 8연승을 기록했으며, SSG 랜더스(15승 9패)를 승차 없이 2위로 밀어내고 순위표 꼭대기를 점령했다. 롯데가 10경기 이상을 기준으로 리그 1위로 올라선 것은 3949일 만이다.
뒷심이 좋은 롯데다. 최근 8연승 기간 역전승이 5번이나 된다. 5회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은 경기는 3차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를 우승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은 롯데 전력을 하위권으로 평가했다. 최근 5시즌간 플레이오프 문턱도 밟지 못한데다,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였던 이대호마저 은퇴해 중심축을 잃었다.
이대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롯데는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섰다. 자유계약(FA)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4년 총액 80억원), 유격수 노진혁(4년 총액 50억원), 투수 한현희(3+1년 총액 40억원) 등을 영입했다. 선발투수 박세웅과 맺은 5년 최대 90억원 장기 계약까지 포함해 스토브리그에서 29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외에도 다른 팀에서 방출된 투수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 외야수 안권수 등을 데려와 데려왔다.
뎁스 보강은 성공적이었다. 강민호가 떠난 이후 주전 포수를 찾지 못하던 롯데는 유강남이 합류하고 포수 불안이 사라졌다. 또 팀 내 타율 1위 안권수(0.318)가 득점권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투수 전향을 한 나균안은 롯데의 에이스로 탈바꿈했다. 나균안은 2017년에 포수로 입단해 1군 경기에 216경기나 출전했지만 좀처럼 성장하지 못했고, 2021년 뒤늦게 투수로 전향했다.
지난해 39경기에 등판해 117.2이닝을 소화하며 롱릴리프로 활약한 나균안은 올 시즌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34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와 토종 에이스 박세웅을 제치고 당당히 팀의 1선발로 자리매김했다. 안정적인 제구력이 일품이다.
잘 나가고 있는 롯데도 불안 요소는 있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5.03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스트레일리는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5.82로, 반즈도 4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58로 부진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지 못하는 등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두 외인 투수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빠르게 불펜을 가동하는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국내 선발진도 한현희가 1승, 박세웅은 무승에 그쳐 있다. 불펜진이 선발진 약점을 보완하고 있지만, 장기 레이스를 위해서라도 선발진의 반등이 필요하다.
롯데는 5월 첫 주부터 시험대에 오른다. KIA와 주중 원정 3연전을 치른 뒤 사직구장으로 돌아와 삼성 라이온즈와 주말 홈 3연전을 벌인다. KIA와 삼성은 현재 5연승을 질주하는 등 롯데 못지않게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