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 3월 기준 누적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12조6000억원이다. 전달(8조1000억원)에서 4조5000억원(54.7%)가 늘었다.
현금서비스는 평균 금리가 17∼19%에 달할 정도로 높지만 쉽게 돈을 찾아 쓸 수 있어 급전 창구로 주로 활용된다. 현금서비스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대출 규제에 포함되지 않다 보니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증가세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8개 카드사 연체액도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 등 국내 8개 카드사의 전체 연체액은 1조947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말(1조4715억원)보다 32.3%(4757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카드사 연체율은 모두 1%를 넘겼다.
고금리 여파와 경기 악화로 부실차주가 증가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채무조정 신청자 수는 4만6067명에 달한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 3만2005명에서 43.9% 증가한 수치다.
채무조정 신청자는 2020년 12만8754명, 2021년 12만7147명에서 지난해에는 13만8344명으로 늘어났다.
개인회생·채무조정 신청 건수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개인회생 신청자는 올해 1분기 3만182명으로, 전년 동기(2만428명) 대비 48%나 증가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에만 개인회생사건 접수가 1만1228건으로, 개인회생 월간 신청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7월(1만489건) 이후 처음이다.
하반기에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 문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지원을 위해 대출만기를 연장하고 상환을 유예해줬다. 오는 9월 만기연장, 상화유예 조치가 끝나게 된다.
오 의원은 “부채 부담이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상황은 더욱 엄중해질 것”이라며 “개인회생 절차 관련 제도 개선, 금융당국의 종합 모니터링과 이에 대한 상응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