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산업은행이 후순위채와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선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12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증자 자금은 혁신성장펀드 조성 지원, 녹색금융 관련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최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제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의 BIS 비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13.08%로, 지난해 말(13.40%)보다 떨어져 13%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BIS 비율이 13%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산은은 지난 3월 이사회에서 후순위채 발행 한도를 2조원으로 설정한 이후 지난달 28일 8000억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을 발행했다. 후순위채는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BIS 비율 관리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지분법 평가 대상인 한전이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산은이 BIS 비율 13%를 방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산은은 한전 지분 32.9%를 보유하고 있어 한전의 적자는 지분법 평가상 산은의 손실로 이어진다.
한전은 지난해 32조6000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도 6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은 아직 후순위채 발행 한도가 남아있다”며 “산은이 상반기 BIS 비율과 한전 적자 등 수치를 보고 추가로 후순위채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산업은행은 올해 자금 공급 목표액을 작년 70조원보다 5% 많은 73조5000억원으로 늘려 정부의 국가전략산업 중심으로 산업자금 공급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과 연계해 올해 7개 신규 상품을 출시해 정책금융을 적극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은은 연중 BIS 비율을 13%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후순위채 발행이나 구조조정 기업 매각 추진 등 자체 재무 건전성 개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