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먹는 이재명, ‘시그널’?…“확대 해석 무리”

수박 먹는 이재명, ‘시그널’?…“확대 해석 무리”

李, 농업 현장 간담회서 ‘수박’ 먹어
일부 지지자 “‘수박’ 처단 시그널”
박상병 “정치인 행동, 관점 따라 해석 달라져”

기사승인 2023-05-19 16:23:5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수박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농민들과 만나 현장 간담회를 하는 자리에서 ‘수박’을 먹는 모습을 보고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6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 농가에서 열린 ‘청년 농업 현장방문과 간담회’에서 관계자들과 수박을 먹었다.

해당 내용이 언론에 전해지자 친명 성향의 강성 지지층 ‘개딸(개혁의 딸)’ 일부는 “수많은 디저트 가운데 수박을 고른 것은 강력한 시그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밭 갈고 수박을 씹어 먹으라는 암호” “이재명급 정치인이라면 저런 행사들에서 ‘연출’이 들어간다. 김남국에 대한 수박들의 ‘내부 총질’이 벌어지고 나서 수박을 먹는 건 이 대표의 의도가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 ‘클리앙’에서도 “수박들을 모두 발라 먹어주겠다는 시그널인가. 오히려 좋다”는 글을 올린 이용자도 있었다.

‘수박’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 의원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박’ 이러지 말자. 그런 명칭을 쓰면 갈등이 격화한다”며 “언론과 상대, 내부에 안 좋은 뜻을 가진 이들에게 이용당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전문가는 정치인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지나친 확대 해석은 무리라고 봤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일부 지지자가 해석하는 건) 웃자고 하는 얘기”라며 “정치권에서의 (행위는) 해석하는 사람들 나름”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요즘 수박이 맛있는 철”이라며 “농민이 내놓은 수박을 ‘안 먹겠다’하는 건 더 이상하다. 이 대표가 ‘사인을 보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수박도 맛있다. 함께 가자’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이 대표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팔도 비빔밥’을 먹는다고 하면 의미 있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고등어 집에 가서 고등어 먹는 건 그냥 고등어 먹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해석은 자유다. 하지만 그때 이 대표는 농민들과 제철 음식 수박을 먹으며 담소를 나눈 것이고 농업인의 얘기를 청취한 것”이라며 “더 확대해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딸들은 최근 ‘코인 의혹’으로 논란이 된 김남국 의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저희 민주당원은 김남국 의원의 출당을 원하지 않는다”는 청원이 게시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행태를 우려하고 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 관계자는 이날 쿠키뉴스에 “이런 행동을 할수록 김 의원의 정치적 생명은 짧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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