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도로 영상감지기 고도화..."개선 효과는 의문"

[단독] 서울시, 도로 영상감지기 고도화..."개선 효과는 의문"

기사승인 2023-06-15 06:00:01
고장난 신풍역 감응신호 근처에서 정차한 택시.   사진=조은비 기자 

서울시가 올해 11월까지 시내 약 18개소에 고장이 잦은 좌회전 감응기를 대체할 ‘AI영상기반 검지시스템’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차량이 검지기가 설치된 지점을 밟아야만 좌회전 신호가 작동됐던 기존 방식에서, 앞으로는 AI영상검지를 통해 신호가 자동조절 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현재 경찰청은 서울시에 AI영상기반 검지시스템 시범 운영 장소들을 우선 선정해 제출한 상태다. 서울시 종로구 사직공원, 수서구 삼일자동차운전학원 등 3개소에 영상검지기가 우선 신설될 예정이다. 

좌회전 감응신호는 차량이 적은 교차로에서 평소에는 직진 신호를 주고, 좌회전 차량이 진입할 때만 좌회전 신호를 주는 방식으로, 통행량이 적은 도로에서의 무의미한 직진멈춤을 없애 교통 흐름을 원활히 하고자 도입됐다. 감응기가 설치된 곳에서 좌회전하기 위해서는 차가 도로 위에 그려진 파란색 네모 박스를 밟아야만 신호가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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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23 도시교통실 예산’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영상검지기 시범사업에 약 5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운영하던 앞막힘 제어 검지기와 좌회전 감응 검지기에 3억원의 유지보수 예산을 편성해 왔다. AI영상기반 검지시스템 시범 사업을 위해 예산이 추가로 늘어난 셈이다. 

현재 좌회전 감응신호는 도로 바닥에 차량 감응 센서를 설치한 루프검지기로 운영되는데, 굴착 공사로 단선이 잦거나 고장 나는 경우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져왔다.

서울시의 좌회전 감응 운영 현황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내 좌회전 감응기가 설치된 총 135개소 중 단선된 곳이 14개소, 제어기 이상이 3개소, 기타 15개소로, 정상운영 되고 있는 곳은 102개소에 불과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하던 좌회전 감응 신호 체계는 단선이 잦거나 고장이 나면 원인자를 찾고 보수하기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등 유지 관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AI영상기반 검지시스템을 시범운영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좌회전 감응기가 이륜자동차를 인지하지 못해 운전자들의 불편을 야기했던 부분도 이번 영상검지기 도입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신호대기 중인 이륜자동차.   사진=조은비 기자 

그러나 서울시의 해당 사업에 대한 운전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일부 운전자들은 “굳이 추가 예산을 들여 복잡한 서울 시내 도로에 좌회전 감응신호를 설치하려는 건 기존에 운영하던 루프검지기 유지 보수가 어렵기 때문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륜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는 김종한(56)씨는 “이륜차 주행시 좌회전 감응 박스에 정차해도 신호가 제때 떨어지지 않았던 적이 정말 많았다”며 “기존 신호체계로 자연스럽게 운영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호체계 준수보다 단속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안전한 교통 흐름에 도움이 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현종화 이륜차안전문화교육연구소 소장은 “이륜차까지 검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건 좋은 시도지만, 감응신호에 예산을 투입하느니 단속을 강화하는 것이 교통안전을 강화하고 사고도 방지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좌회전 감응신호의 적정성을 모니터링해 장기적으로는 좌회전감응기를 점차 해제해 나갈 방침이라 밝혔다. 서울시의 교통흐름에 좌회전 감응신호가 도움이 되는지를 다시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경찰청, 운전자, 서울시가 하나의 정책에 이견을 보이는 대목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신호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교통 관리 기법 중 하나”라며 “기존에 운영하던 루프검지기 한계가 영상검지기 도입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부터 시작되는 시범 사업을 꼼꼼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얼마나 검지가 잘 되는지 현장에서 확인해 보고, 데이터를 수집해 월 단위 혹은 일 단위로 효과를 분석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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