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린 것만 5년간 117만건…신용카드로 해외 불법 가상자산거래 ‘만연’

걸린 것만 5년간 117만건…신용카드로 해외 불법 가상자산거래 ‘만연’

KB국민카드 시도건수·시도금액 최대

기사승인 2023-06-19 10:20:27
연합뉴스
국내 신용카드사 고객들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불법으로 가상자산을 거래하려 시도한 건수가 117만건이 넘고, 불법 거래 시도금액도 5602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했던 2020년과 2021년도에 불법 시도건수가 각각 43만 5300건, 33만 7897건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 시도금액도 2021년도에 249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신용카드사를 통한 불법 거래 시도는 거래를 차단하기 시작한 △2018년 첫해 28만1546건 △2019년 1만5820건으로 주춤했으나 △2020년 43만5300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 2022년 5만7203건으로 크게 감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올해들어 3월까지 다시 4만6409건을 기록, 작년 수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불법 거래 시도금액은 2018년 1548억원에 달했지만 2019년에는 221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1008억원으로 다시 늘었고 2021년에는 2490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2022년(229억원)과 올해 3월까지(103억원)는 다소 소강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거래가 시도된 국내 신용카드사 여덟 곳 중 시도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KB국민카드로 26만2016건에 달했고, 다음은 △현대카드 22만1577건, △삼성카드 17만2175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비씨카드(8만6333건), △하나카드(7만7106건), △롯데카드(4만8088건) 등은 10만건을 넘지 않았다.

불법 거래 시도금액은 시도건수가 가장 많았던 △KB국민카드가 1219억원으로 가장 컸고, △신한카드의 경우 시도건수는 14만1143건으로 다섯 번째였지만 금액은 898억원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그밖에 △삼성카드 805억원, △비씨카드 796억원, △현대카드 653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사를 통한 불법 해외 가상자산거래 시도 실태를 상세히 밝혀낸 데에 의의가 있다”며 “불법 시도가 상상을 초월한 만큼, 그동안 그물망을 피해 빠져나간 불법 거래도 많을 수 있으므로 금융당국은 뚫린 구멍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21년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가상자산관련 사업자의 의심거래정보(STR, Suspicious Transaction Report)보고” 건수도 크게 증가하였다. 시행 첫해인 2021년 10월에는 2건, 11월 21건, 12월 176건에 불과했던 STR 보고 건수가 2022년에는 1만797건으로 폭증한 것이다.

양 의원은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기와 거래금액 조작은 엄청난 국민피해로 직결되는 만큼 사전예방 대책이 매우 중요하고 특히, 최근 가상자산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만큼 더욱 투명하고 안전한 거래 시스템을 갖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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