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수능 갈등…“86운동권 사교육 주도 vs 현장 쑥대밭” [여의도 고구말]

여야 수능 갈등…“86운동권 사교육 주도 vs 현장 쑥대밭” [여의도 고구말]

정부, 9월 모평부터 킬러문항 배제 예정
여야서 이에 대한 옹호와 비판 목소리 엇갈려

기사승인 2023-06-24 06:00:06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지난해 11월 18일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 마련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분석 상황실.   사진=임형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조치로 정치권에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86그룹(60년대생‧80년대 학번)’ 운동권이 사교육을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갑작스러운 정책 추진으로 교육 현장이 쑥대밭이 됐다고 반발했다.

정부는 수능 9월 모의평가부터 공교육 교과과정에 있지 않은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국어 비문학 문항’이나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는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병욱 “86운동권 사교육 주도…민주당 배후에 이들 있는지 의심”

국민의힘은 86운동권 출신과 민주당의 연결고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86운동권 출신들이 사교육계에 대거 진출해 있다”며 “그분들과 민주당 사이에 상당한 교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 정시를 늘리자고 하는 민주당 배후에 사교육 시장을 이끄는 운동권 출신이 있는 게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한다”고 소리 높였다.

김기현 “킬러문항 금지, 민주당도 주장했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킬러문항 출제 금지에 대해 민주당도 주장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민주당은 지난해 대선에서 대학 입시를 공정하게 운영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개편하겠다고 했다”며 “초고난도 문항 즉 킬러문항의 출제 금지를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공약집에 적시된 것과 똑같은 내용을 윤 대통령이 되짚은 건데 민주당은 연일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며 “지난 대선 당시 약속한 민주당의 공약은 참사공약이냐. 민주당 소속 의원은 관련 법안을 발의했는데 이게 교육개악법이냐”고 꼬집었다.

이재명 “교육 현장 쑥대밭”

민주당은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에 대해 총공세를 가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윤 대통령 말 한 마디에 교육 현장이 아수라장, 쑥대밭이 됐다”며 “지금 한국 교육 최대 리스크는 윤 대통령이다”라고 규탄했다.

이어 “집권 여당은 수습하기는커녕 ‘대통령이 교육 전문가다’라고 치켜세우고 30년 교육 전문가라는 교육부 수장은 경력조차 무색하게 ‘대통령에게 배웠다’라면서 대통령을 두둔하는데 여념이 없다”고 소리 높였다.

박광온 “만5세 초등학교 입학 논란 이은 최악 교육참사”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에 대해 최악의 교육참사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수능의 킬러 문항을 없앤다고 사교육비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사안을 단순하게 보는 것”이라며 “공교육 투자를 늘려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고 대학 서열화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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