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하노이에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서 베트남 희토류 개발을 위한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95분간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후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희토류는 첨단 전자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물질로 베트남은 중국에 이어 희토류 매장량이 세계 2위이다. 희토류 외에도 텅스텐(세계 3위)과 보크사이트(세계 2위) 등 광물 매장량 역시 풍부하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해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며 “베트남에 풍부한 희토류 개발과 관련 핵심광물 공급망 센터를 설립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제안보에서 중요한 희토류를 포함해 핵심광물에서도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실제 핵심 광물 중국 수입 의존도는 86%정도다. 반도체 생산용 연마제로 쓰이는 희토류 역시 54%로 절반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배터리에 쓰이는 2차 전지 양극재용 리튬은 84%, 코발트는 69%, 망간의 97%를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베트남과의 안보 협력이 중국과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희토류 협력 강화가 중국 견제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반작용이라기보다는 공급망 불안정 속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분야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