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여야가 발언만으로 국회 윤리특위 제소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성, 윤영찬 의원을, 더불어민주당은 자당이 마약에 도취됐다고 발언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제소했다.
與, ‘英 교수 돌팔이’ 이재명·‘똥을 먹겠다’ 임종성·‘尹 쿠데타’ 윤영찬 윤리특위 제소
국민의힘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와 관련한 외국 전문가를 ‘돌팔이’라고 지칭한 이 대표와 ‘똥을 먹겠다’고 발언한 임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과 서정숙 원내부대표는 지난 5일 국회 의안과를 찾아 이 대표와 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 사유는 국회 품위 유지 위반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17일 인천 부평역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대회’에 참석해 “집권 여당이 ‘(오염수를) 매일 1리터, 10리터씩 마셔도 아무 상관없다’고 하는 돌팔이 과학자를 불러다 발표하는 게 국민을 우롱하고 괴담을 퍼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국회에 초청해 공개간담회를 했던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의 발언이다.
임 의원은 지난 1일 민주당이 서울시청 인근에서 연 규탄대회를 통해 “똥을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와 임 의원뿐만 아니라 윤 의원 역시 윤리특위에 제소됐다. 지난 4일 전 대변인과 정경희 원내부대표는 국회 의안과에서 국회의원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윤 의원을 제소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사실상 쿠데타를 통해 대통령이 됐다”고 발언했다. 이후 윤 의원은 쿠데타 표현이 논란이 되자 “군사적 쿠데타를 얘기한 것이 아니라 비유적 표현을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野, ‘민주당 마약 도취’ 김기현 제소
여야 중 먼저 윤리특위에 제소한 건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은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징계를 촉구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와 홍성국 원내대변인은 4일 오전 국회 의안과에 김 대표 징계안을 제출했다. 징계 사유는 국회의원 품위유지 위반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일 울산시당 워크숍에서 기자들을 만나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노란봉투법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등이 강행 처리된 것에 대해)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서 국민 참사마저도 정쟁 도구로 악용하는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대표는 아들이 수십억원대 먹튀 의혹을 받는 회사 ‘언오픈드’의 최고운영책임자였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페이스북에 “회사 주식 1주도 보유하지 않은 채 봉급을 받고 일하는 회사원일 뿐”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아들이 4개월 만에 NFT 관련 법인 2개를 세우자 민주당은 김 대표가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